남시덕 대전시 시민체육건강국장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22년 1만 2906명이고 10만명당 사망률은 25.2명으로, 2003년 이후 OECD 국가 중 ‘최고’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이러한 자살은 약 5조 4000억 원의 사회경제적 비용을 초래한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2년).

최근 연이은 사건들로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같은 대형 재난의 영향으로 2~3년 후에 자살률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심리적 후유증 역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일상회복 과정에서 마음 건강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전도 지난해 371명이 스스로 생(生)을 마감했다. 이와 같은 수치는 대전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 51명과 비교해 볼 때, 약 7.3배로 해마다 이 격차는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시민들이 대전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많은 고민 끝에 다다른 결론은‘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과 ‘사회의 건강성’이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집단의식이 높은 사회에서 자살률이 낮다고 지적하며 자살과 사회의 상관관계를 증명한다. 이는 더 이상 자살이 개인의 선택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인식이다. 즉,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사회 문화와 시스템을 개선하고 공동체 의식을 회복해 사회적 문제의 근본적 원인 해결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생명존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자살예방 안전망 구축을 위한 생명사랑 모니터링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매년 13,000명의 생명지킴이를 양성해 자살위험에 처한 내 이웃에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 24시간 자살예방 상담전화(1577-0199, 1393), 생명의 전화(1588-9191)를 운영하며 자살 고위험군을 발견하고 집중관리하고 있다.

병의원, 약국, 학원, 숙박업소, 가게 등 우울이나 자살징후를 잘 포착해서 정신건강복지센터에 연계할 수 있도록 정신건강 마음이음 협력기관을 꾸준히 발굴·관리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계층에 대한 자살예방 교육과 홍보를 통한 자살에 대한 인식개선 및 자살 유해환경 개선, 자살관련 언론보도 모니터링, 다양한 유관기관과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생명존중문화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최근(2022년) 대전시 자살률(연령표준화율)은 21.7명으로 전년 대비 18.1%를 감소시켜 전국 4위에서 15위로 17개 시도 중 광역시 승격 이후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사회 구성원이 삶을 등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사회 문화와 시스템 개선, 공동체 회복 같은 요인을 중장기적으로 강화해 생명을 존중하는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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