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학부총장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학부총장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교학부총장

재정계산은 국민연금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5년마다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돼 있다. 2003년에 처음으로 1차 재정계산이 시행된 이후 2018년까지 4차례의 재정계산이 있었다. 2023년 5차 장기 재정추계 결과, 적립기금 소진 시점이 2057년 (4차 재정추계 결과)에서 2055년으로 당겨지고 부과방식 비용률(기금 소진시 부과되는 보험료율)은 2060년 기준으로 26.8%에서 29.8%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차 재정추계가 3차와 4차 재정추계 결과보다 재정이 악화된 것은 초저출산 심화 등 인구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국민연금 기금소진의 근본 원인은 저부담·고급여의 불균형한 구조에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 적립기금 소진에 대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정계산 기간 (2023년∼2093년) 중에 적립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재정수지를 개선시키는 방안(2023년 현재 20세인 청년 가입자가 기대수명에 이르기까지 적립기금이 소진되지 않도록 함)을 찾아야 한다. 이번 5차 재정계산 보고서에서는 그 대안으로 보험료율을 12%, 15%, 18%로 인상하는 3개의 방안, 연금지급개시연령을 66세 67세 68세로 늦추는 방안, 기금투자수익률을 0.5% 1.0% 높이는 방안과 각각의 정책수단을 조합할 때의 정책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재정계산위가 제시한 18개의 정책수단 조합은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한 수많은 정책 대안 중에서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들 정책수단 조합을 면밀히 살펴보면, 2093년까지 적립기금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은 2025년부터 매년 0.6%씩 인상하여 최소한 현행 소득대비 9%에서 15%까지는 높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급개시연령은 기대수명이 2021년 83.6세에서 2090년에는 91.2세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현행 63세에서 2038년에는 66세, 2043년에는 67세, 2048년에는 68세로 단계적으로 늦추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계산위의 정책대안은 국민의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나 국회가 채택하기는 쉽지 않지만, 청년세대가 안심하고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임에 틀림없다. 연금개혁이 늦추어질수록 연금 재정수지의 균형 회복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부모가 자녀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미래세대를 위한 기성세대의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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