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희 대전문화재단 대표이사

미래대응은 ‘미래예측’을 전제로 한다. 과거와 현 상황을 분석해 미래를 가늠한 예측결과에 따라 미래의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이미 문화, 경제,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

그러나 미래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불확실하기 때문에 미래인 것이다.

아무리 정확한 데이터를 근거로 했더라도 정확한 예측 역시 예측일 뿐, 다가올 변수에 대한 확답은 주지 못한다.

이 불확실성을 가능성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전략이 될 것이다.

질문을 바꾸어야 한다. ‘미래가 어떠할 것인가’가 아니라 ‘미래를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묻는 것이다.

우리의 미래를 만드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공동체에 동심원을 만들고 그 파급력으로 사회가 변화한다면 우리 스스로가 그 자체로 ‘미래를 만드는 핵심요인’이 될 것이다.

대전문화재단의 대표이사로 임명장을 받고 직원들과 함께 업무를 시작한 지 8일로 100일이 됐다.

취임 첫날 직원들에게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제안한 바 있다. 100일이 지난 지금, 그것은 제안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함께 한 약속이 되었음을 느낀다. 이미 많은 변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혁신의 발화점은 내부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변화의 동력이다. 외부에 의한 것이 아닌 우리 스스로 일궈 낸 크고 작은 변화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이‘혁신’이다. 지난 100일동안 내부의 동력을 확인했다면 지금부터는 대전시 문화자치를 설계할 수 있는 대내외적 역량을 갖춰 나갈 것이다.

먼저 대전문화재단의 정책역량을 강화할 것이다. 대전 문화예술분야 현황조사를 통해 정책의 바탕이 될 기초자료를 만들고 정책 네트워크 활성화로 대전형 문화예술정책을 도출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키우고자 한다.

두 번째 과제는 미래형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나날이 다양해지고 확대되는 대전 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획력을 갖추고 심의 공정성을 강화하며 예술인 복지 사각지대를 줄여 나갈 것이다. 시민의 문화생활권을 만드는 일 역시 중요하다. 창작활동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교육, 전통의 계승과 향유, 문화유산을 활용한 활동도 포함되며 시민 스스로 이러한 활동들을 주도적으로 펼칠 공간 운영과 프로그램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경영혁신이다. 안에서부터 시작될 재단의 혁신은 구성원들의 신뢰와 소통에서 싹틀 것이다.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원칙에 근거한 인사를 시행하며 수평적인 소통의 문화를 안착시키고자 한다. 내년에 설립 15주년을 바라보는 대전문화재단은 사람의 인생사가 그렇듯 기관으로서 여러 굴곡을 겪었다.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지금 분명한 사실은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직원들의 내력과 성장에 대한 의지 또한 굳고 거세다는 것이다. 이를 동력삼아 나아가고자 한다. 문화예술로 대전의 미래를 변화시키는 핵심기관으로서 대전문화재단은 다시 한 번 도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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