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현 사단법인 대전민예총 이사장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직후부터 7월 20일까지 남한 군경에 의해 최소 1800여 명에서 많게는 7000여 명이 대전지역에서 학살됐다.

희생자들은 보도연맹원 또는 대전형무소 수감자와 민간인들이다.

같은 해 인민군이 대전을 점령한 7월 20일부터 퇴각한 9월 28일까지 남한 경찰과 군인, 청년단체 등 우익인사 1557명을 학살했다.

통치 주체가 남북으로 바뀌는 약 100일 동안 대전에서만 최소 3300명에서 최대 8500명에 이르는 민간인이 살해된 것이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잊히고 지워지고 결국 되풀이되기 마련이다.

다행스럽게도 골령골은 새 단장을 준비 중이다.

내년 이곳에 산내평화공원(진실과 화해의 숲)이 들어서게 된다.

오는 26일 오후 7시. 대전지역 예술인들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사의 현장을 기리고 화해와 반성의 자리를 예술로 만난다.

희생자 영혼들의 평안을 기원하고 공연과 전시를 통해 가족과 시민들을 문화 예술로 위로한다.

골령골 평화예술제는 공연, 전시와 시낭송, 대동놀이로 이뤄진다.

공연에서는 평화의 내용을 담은 음악들의 무대와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춤 공연, 전시와 시 낭송은 작가의 시를 만장으로 만들어 행사장을 전시하고 평화시 낭송, 마지막으로 대동놀이는 행사 주최 예술인과 시민들이 하나로 어울러져 평화를 염원하는 단심줄 놀이를 할 예정이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역사의 한 현장을 알려내는 과정속에서 지역민들에게는 위로와 동시에 자긍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제 산내 골령골은 발굴 작업을 끝내고 ‘진실과 화해의 숲’이라는 이름의 산내 평화공원이 들어선다. 이에 대해 전문학 전 대전시의원은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런 야만적 행위가 재발되지 않도록 평화와 인권 교육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대전시는 현장을 보존해 훼손을 막고 민간인 희생자 유해 발굴과 수습을 함으로써 이분들께 최소한의 예의를 다해야 한다. 나아가 평화와 인권교육의 장이 되도록 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 해결되지 않는 과제들이 많다. 정당한 진상규명 문제에서 실질적인 가해 책임자와 명령권자가 누구인지 등이다. 또 배·보상을 받지 못한 피학살자 유가족을 찾아 지원하는 일, 골령골 평화공원 건립에 발맞춰 사건 백서의 발간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국가에 의해 자행된 일그러진 역사를, 대전시나 동구청이 지방정부라는 손으로 바로잡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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