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달성률 도내 ‘꼴찌’
최근 3년 내내 절반 수준 그쳐
도로 세밀히 깔려있지 않은 탓
태안의료원도 장비·시설 한계
소방·주민 협력 대응체계 필요

2022년 충남 7군 소방관서별 소방차 골든타임(7분) 달성률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2022년 충남 7군 소방관서별 소방차 골든타임(7분) 달성률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 태안119안전센터는 7일 오후 3시32분경 태안 남면 신장리의 한 식당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를 접수받고 출동했다.

소방인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1분 뒤인 오후 3시43분경. 내비게이션이 예상한 13분보다 2분 빨랐다.

하지만 소방은 화재 진압을 위한 골든타임을 7분으로 정하고 있다.

소방은 40여분 만에 불길을 제압했지만, 이미 화마는 식당 1동 190㎡ 중 120㎡를 집어삼키며 약 1000만원 재산 피해를 냈다.

태안의 화재 골든타임 달성률이 절반 수준에 그치며 충남에서 화재 대응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태안의 골든타임 달성률(섬 지역 화재 제외)은 53.5%로 반 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충남 전체의 골든타임 달성률은 72.7%로, 50%대는 태안뿐이었다.

태안의 골든타임 달성률은 2020년 56.3%, 2021년 50.5%, 2022년 53.5% 등 최근 3년 내내 절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슷한 규모의 화재여도 태안은 도내 타 시·군보다 피해가 불어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골든타임 달성률은 관할 지역에 배치된 소방 조직과 도로 환경 등과 밀접하다.

지난해 7월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가 발표한 ‘충남 시·군별 화재 취약지역과 개선 방안’ 보고서를 보면, 태안은 평균 화재 출동거리가 5.67㎞로 대표적인 장거리 지역이다.

태안은 현재 소방서 아래 5개 센터와 2개 지역대가 배치돼 있는데, 이중 원북119안전센터의 경우 평균 현장 도착시간이 2021년 기준 9분 45초로 충남에서 가장 늦다.

조성 충남재난안전연구센터장은 "태안은 세로로 길고 도로가 세밀히 깔려 있지 않아 출동시간이 늦을 수밖에 없다"며 "센터를 증설하면 좋으나 결국 예산 문제다"고 설명했다.

출동 환경에 기인한 문제라는 점에서 태안의 골든타임은 화재뿐만 아니라 응급환자 이송에서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충남소방 관계자는 "태안의료원이 있기는 하나 장비와 시설에 한계가 있어 보통 서산의료원으로 이송한다"고 말했다.

충남소방은 출동횟수 자체가 많은 천안에 소방서 추가 설치를 계획하고 있을 뿐, 이외 지역에는 별도 계획이 없다.

현실적으로 소멸 위기 지역인 태안에 인력 및 조직 확대가 어려운 만큼, 소방과 주민이 협력하는 화재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조 센터장은 "소방이 정보 공유를 통해 출동이 늦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주민에게 이해시켜야 한다"며 "이후 소화기, 화재경보기 등 장비 지원으로 서로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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