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 출신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충남도민회 중앙회장으로 활동하며
당진항 매립지 충남 귀속 촉구 시위
향우회 역할·존재가치 다시 생각해
괴산 절임배추 구로구서 인기 많아
매년 직거래 행사 때 빠르게 품절
충청권 지자체들과 협력 확대할 것
충남도청 이전 등 충청권 변화 커
지역 활력 넘치게 돼 자랑스러워
경제·환경·사회 조화롭게 발전하길

▲ 문헌일 구로구청장이 서울 구로구청에서 가진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병욱 기자

[충청투데이 이병욱 기자] 얼마 전까지 출향 충청인들의 화합과 교류를 위해 애쓰던 충남도민회 중앙회장이 지금은 서울시 구로구민들의 행복을 위한 현장중심의 행정을 펼치는 구청장이 됐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문헌일 구로구청장 이야기다. 기업인에서 향우회장, 그리고 행정가로 변신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뽐내고 있는 문 구청장이지만, 고향 충청을 사랑하는 마음은 2년 전 본보와의 인터뷰 때와 변함없었다. 맹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말, 구로구청에서 문 구청장을 만나 재경 출향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과 포부, 충청의 발전과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이환구 서울본부장

-오랜만에 뵙는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

"다시 만나게 돼 반갑다. 그동안 참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대부분의 일상을 회복하게 됐고, 개인적으로는 3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하던 제가 구로구청장에 선출되면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 많은 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제18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경영대전 대통령상, 전국지방자치단체 일자리 대상 우수상, 2022 복지구청장상을 수상했고 2개 분야에서 서울시 재난관리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평생 기억할만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올해에도 할 일이 너무 많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제가 일하는 만큼 지역과 주민의 삶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여건이 되는대로 민원 현장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형태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지난해 16개 동을 돌며 청취한 민원이 100여 건이 넘는다. 올해도 가장 중요한 목표는 ‘현장중심의 구정’이다. 더 자주 주민들을 찾아뵙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정책을 펼치고자 한다."

-작년 6.1 지방선거를 통해 구로구청장에 당선됐다. 구로구에 대한 소개와 현안 등을 간략히 소개해 달라.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역사 담긴 도시가 구로구이다. 구로공단은 1971년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17년 만에 수출 규모 40억 달러를 넘겼다. 1977년 국가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을 때는 구로공단에서만 11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하는 등 지난 수십 년간 구로는 우리나라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했다. 세월이 흘러 구로공단이 있던 자리에는 첨단기술로 무장한 IT, ICT 기업들이 들어섰고 이제 4차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다. G밸리에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구로구와 함께 4차산업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외에도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지역도 많다. 구로구의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

-구로구는 충북 괴산군과 자매결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어떤 협력을 하고 있는지. 혹시 구청장으로서 다른 충청권 지자체와의 결연이나 협력도 구상하고 있나.

"전국적으로 유명한 괴산군 절임배추의 인기가 구로구에서도 대단하다. 김장철을 앞두고 괴산군의 특산물인 절임배추 직거래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년 빠른 속도로 품절된다. 2008년 11월부터 시작된 구로구와 괴산군의 인연은 지금까지 양 도시 대표단 상호 축제 방문, 청소년 도·농체험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설과 추석 명절, 김장철에는 직거래 장터를 운영한다. 이번 설맞이 구로 한마당장터에서도 괴산군의 견과류와 표고버섯이 판매돼 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구로구는 현재 국내 7개 도시와 자매도시를 맺고 있는데, 향후 충청권 지자체들과 교류·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제 고향이기도 한 충남 당진을 비롯해 충남에 추가로 한두 곳과 자매결연을 맺으려고 준비 중이다."

-지난해 12월 28일까지 충남도민회 중앙회 회장으로서 2년 넘게 도민회를 이끌어 오셨다. 임기 중에 가장 잘한 일이나 기억에 남는 일,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내 고향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회장으로 일하는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일했고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 2020년 11월, 대법원 정문 앞에서 당진항 매립지의 충남 귀속 결정을 촉구하는 1인 피켓 시위를 진행했던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물론 충남도민회중앙회 회장이 아니었더라도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참여했을 것이다.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향우회의 역할과 존재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무엇보다 같은 목표를 향해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치면서 향우회 회원간 유대가 더 돈독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물론 부족하고 아쉬운 점도 있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많은 회원들을 만나 충청인들의 교류와 화합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활동의 제약이 많아 그러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 지금은 회장직을 내려놓았지만 고향을 향한 마음은 언제나 그대로일 것이다. 앞으로도 향우회 회원님들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하며 응원하겠다."

-고향 바깥에서 바라보는 충청의 현재 모습은 어떤가.

"한 발짝 떨어져 바깥에서 보다 보면 충청의 변화가 더 크고 빠르게 느껴진다. 제가 살았던 당진만 하더라도 그야말로 천지개벽의 수준으로 변했다. 충남도청 이전, 세종시 조성 등으로 인한 인구이동과 지역 변화도 매우 크다. 당연하고 정상적인 변화인 동시에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서 인프라가 형성되고 사람이 모여 지역에 활력이 넘치게 된다는 점에서 변화하는 충청의 모습이 반갑고 자랑스럽다. 다만 성장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도 있다. 욕심 같아서는 내 고향이 아름다운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면 좋겠다. 충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경제, 환경, 사회가 균형을 맞춰 조화롭게 발전해나가길 바란다."

-충청권과 대한민국을 위해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먼저 구로구는 4차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한 곳이다. G밸리를 중심으로 인적·물적 자원을 갖추고 있고, 저는 30년 이상 기업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제대로 이해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구청장이다. 이러한 역량을 모아 구로구가 그리는 4차산업 중심의 새로운 미래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10일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라는 뜻의 수적천석(水滴穿石)을 인용해 새해를 맞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물방울이 떨어져 돌에 구멍을 뚫듯이 작은 노력들이 모이고 쌓이면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서울시, 정부와 연계·협력하고 제가 맡은 자리에서 ‘구로구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의 발전’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아울러 충청권 1일 생활권 완성 등 정부가 충청권 지역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통팔달 교통망의 중심으로 수도권과 지방을 잇는 지리적 이점, 아름다운 자연, 편리한 생활환경 등 충청권의 잠재력에 정부와 충청인의 열정이 더해지면 새로운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충청권의 여러 지역이 다른 지역과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계·협력하면 상호 경쟁력을 강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민선8기 구로구청장으로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

-끝으로 충청투데이 독자와 충청인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은.

"행복한 기억이 가득한 고향은 늘 제 마음의 안식처이다. 당진시 우강면에서 나고 자라 그곳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 살던 집과 딱지치기하던 골목길 모습이 생생하다. 서울로 올라와 어렵고 힘든 일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스스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 여기까지 오기에는 고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고향은 예나 지금이나 저와 늘 함께라고 생각한다. 구로구청장이 된 지금도 고향 분들의 성원과 사랑에 힘입어 구정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향우회 모임에는 꼭 나가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틈틈이 고향을 찾고 기회가 닿는 대로 충청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고향이 제게 그랬듯이 고향에 힘이 되고 싶다. 멀리서나마 항상 충청의 발전을 응원하겠다. 여러분들의 가정에 항상 행복이 가득하고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정리=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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