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근석 충북도의회 사무처장

제61회 충북도민체전이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코로나로 3년 동안 응축된 도민의 에너지가 마음껏 분출되어 초가을 향수의 고장 옥천뜰을 뜨겁게 달궜다. 도민체전도 지역민의 화합과 단결, 개최지역의 역량 결집과 자긍심 고취 등 유·무형의 긍정적 자산을 축적할 수 있는데 하물며 올림픽 같은 국가간 경쟁이벤트는 국가경쟁력의 총화로 엄청난 국력의 상승효과를 기대하기에 유치경쟁이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

올해 대한민국 체육계의 최고 화두 중의 하나는 ‘과연 충청권이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에 성공할 수 있는냐’에 있다고 한다. 우리에게 유니버시아드로 더욱 친숙한 세계대학경기대회는 150여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스포츠 메가이벤트로 그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는 실로 엄청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충청권 공동발전의 촉매제가 될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본다. 실례로 광주광역시가 삼수의 도전 끝에 2015 하계유니버시아드를 유치하여 낙후된 체육시설 등 도시인프라를 일신하였고, 그 기반으로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까지 개최한 것을 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청권의 대회 개최역량은 우수하다고 본다. 최근 한국산업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지역 경쟁력을 보여주는 성장잠재력 종합지수에서 충청권은 수도권에 이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제는 충청도 촌놈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끄는 귀족으로 대접받아야 할 것이며, 권역내 인구도 올해 7월말 현재 호남권보다 51만명이 더 많아 영충호시대 진입이 실감이 날 정도다.

특히 대회유치 명분도 충분하다. 대회의 하늘길을 담당할 청주국제공항은 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고, 충청권 통합의 상징인 광역철도를 조기에 구축할 당위성도 충족하게 될 것이다. 특히 처음 시도해 보는 4개 지방정부 공동 개최라는 저비용 고효율의 모범적 대회는 천문학적 고비용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세계스포츠대회에 새로운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대회유치 성공의 관건은 무엇보다도 국가적 총력지원 시스템에 있다고 본다. 특히 지방정부의 외교적 역량에는 한계가 있기에 대한민국의 스포츠 외교력을 총동원하여 개최지 결정권을 가진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을 충청권의 우군이 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

우리 충청권은 선거때가 되면 ‘민심의 바로미터’라며 ‘충청에서 이겨야 선거에서 승리한다’며 귀한 대접을 하지만 선거가 끝난 후에는 잊혀진 영웅으로 홀대를 받는 느낌이다. 충청권의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유치는 비록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이라는 최소한의 재정부담에 대한 면제부는 받았지만 2030 부산엑스포에 비하면 초라한 지원에 불과하다. 2030 부산엑스포가 이미 국회 차원의 유치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는 등의 소식을 접하면 충청권의 소외감은 더욱 커진다.

최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한 유치경쟁에 유치위원회의 외로운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국력이 제 역할을 해야 하고 국가가 발 벗고 나서야 한다.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충청권에 꼭 유치되어 550만 충청인이 지구촌 젊음의 대축제를 즐기며 충청권 번영의 새로운 100년을 다짐하는 뜻깊은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충청권 아시안게임 또는 유니버시아드 유치라는 모험을 처음 기획한 필자로서 세계의 젊은이들이 충북 레이크파크를 행복하게 누비는 꿈이 꼭 실현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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