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용 건양사이버대학교 행동재활치료학과 교수

최근 인기 있는 드라마이자, 사회적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현실에서 또 다른 우영우는 얼마나 많이 존재하고 있을까.

44명당 1명,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ADDM 네트워크(Autism and Developmental Disabilities Monitoring Network)에서 밝힌 2018년 기준 자폐스펙트럼장애(이하 ASD)의 출현율이다. 2000년에 150명당 1명이라고 발표한 것을 비춰보면 약 20년 만에 출현율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교육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특수교육통계에서도 ASD를 비롯한 발달장애 학생의 수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ASD 출현율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볼 수 있겠다. ASD로 진단받는 사람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는 여러 가지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언급되고 있지만, 일부의 연구자들은 ASD로 진단을 받으면 적합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포함된 것이라 조심스럽게 이야기한다.

드라마 10화의 등장인물은 ASD에 대해서는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선진화됐다고 이야기하는데, 미국에서의 ASD의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ASD의 치료는 약물치료보다는 비약물치료인 행동요법이 주된 치료이다. 미국 CDC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ASD 보호자 네트워크인 Autism Speaks에서는 ASD를 지닌 아동을 위한 적절한 치료(Treatment)로서 응용행동분석(ABA) 기반의 행동재활치료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ASD로 진단을 받고, 응용행동분석 기반의 행동재활치료를 받으면, 뉴욕주를 비롯한 대다수 주에서 ‘메디케이드’나 ‘어린이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약물치료와 달리 행동재활치료와 같은 비약물치료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미국에 비해 실비보험 등의 혜택, 발달재활서비스 바우처 사용 금액이 제한적인 상황이므로, 가족들의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또 국내에서는 행동재활치료 전문인력 양성체계가 비교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행동재활치료를 제공하는 서비스 전문가의 수, 서비스 제공 기관의 수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응용행동분석 기반의 행동재활치료는 고도의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지닌 전문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고도화된 양성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의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는 행동재활치료와 관련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각 주별로 행동재활치료사 라이선스를 발급하고 있다. 국제행동분석학회(ABAI)에서는 행동재활치료를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자격으로 BACB의 자격(BCBA-D, BCBA, BCaBA, RBT)과 QABA의 자격(QBA, QASP-S, ABAT)을 언급해 전문적이고 윤리적인 전문가 양성을 독려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120대 과제 중 47번째 과제를 살펴봐도 발달장애인의 발달재활 서비스 확대를 다루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내에서도 선진국들과 같이 ASD의 치료에 비약물치료인 행동재활치료에 대한 혜택이 확대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대비해 세계적인 행동재활치료 커리큘럼을 토대로 효과적인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전문적인 인력을 제대로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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