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정 청주시 청소년팀장

요즘 손빨래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빨랫방망이도 하나 장만했다. 비누칠한 빨래에 거품을 충분히 나도록 비벼본다. 하얀 면 빨래는 방방이로 두들겨 때를 뺀다. 큰 빨래들 예를 들어 청바지나 두꺼운 면 셔츠는 장화를 신고 밟아서 때를 빼본다. 그리고 맑은 물이 나올 때까지 헹군다. 손으로 빤 여러 가지 색깔의 빨래가 바람 속에서 한들거리면 맘도 덩달아 개운해진다.

손빨래를 시도한 데는 이유가 있다. 요즘 세제는 대부분 액체로 이 세제를 세탁기에 부어서 세탁한다. 그런데 세제를 넣을 때마다 왠지 마음이 불편한 것은 세제를 적게 넣으면 빨래가 잘 안 될 거 같고 많이 넣으면 환경을 오염시킬 거 같아서이다. 물론 정해진 용량을 정확히 재서 넣으면 좋겠지만 빨래의 용량도 들쑥날쑥하여 쉽지만은 않다. 또한 생각보다 세제가 많이 사용된다. 한 통을 사면 그리 오래 쓰지 못하는 거 같다. 물론 다 쓴 세제 통은 헹구어서 분리수거하고 리필용품도 다 쓰고 나면 헹구어서 버린다. 한편 고체 비누는 이러한 환경을 오염시키는 물질이 덜 나오고 분리수거할 플라스틱이 나오지 않는다.

손빨래하며 느낀 건데 예전보다 거품이 잘나고 때도 잘 빠지며 잘 헹구어진다. 세탁기보다 세탁 시간이 적게 드는데 손빨래를 해보면 금방 깨달을 수 있다. 문제는 우리의 노동력과 세탁에 드는 시간이다. 우리는 너무 바쁘고 많은 일을 하고 돌아온 지친 몸을 쉬게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앞으로 종종 손빨래할 생각이다. 빨래하다 보면 힘이 들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상념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하면서 마음이 정화되는 효과도 분명 있다.

이런 생각도 해보았다. 손빨래하면 옷을 많이 사지 않게 될 거 같다. 힘들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너무 많은 옷을 소유하고 있다. 옷이 많으면 아무래도 빨랫감도 많이 나오게 될 것이다. 손빨래에 쉽게 도전하려면 가지고 있는 옷 가짓수가 적어야 한다. 그리고 물로 빨 수 있는 소재로 된 옷들을 입어야 한다. 적게 입고 잘 세탁해서 관리해 입는다면 옷에 대한 애정도 더 생기고 불필요한 옷을 사 입지 않게 되어 환경도 살리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최근 새 옷 사 입지 않기 운동을 전개하는 단체를 본 적이 있다. 다 옷 쓰레기를 줄여 환경을 지키며 지구를 아끼고자 하는 것이다.

손빨래에 투자한 노동력, 시간만큼이나 깨끗해진 빨래에서 마음마저 깨끗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은 생활의 조그만 기쁨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옷들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도 있고 옷도 더 오래 입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적게 소유하고 오래 입어서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 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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