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유진 대전문화재단 예술지원팀 과장

지난 6일 ‘다시, 봄’이라는 주제로 제58회 백상예술대상이 개최됐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2년간 무관중 행사로 치러졌던 백상예술대상의 관객 맞이에 많은 관심과 기대가 쏟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TV, 영화, 연극 부문에서 활약을 펼친 대중문화 예술계 종사자들의 고된 노력을 격려하고, 함께 축하하는 자리로 보는 내내 감회가 새로웠다.

그중 이번 백상예술대상에서 가장 기억이 남았던 장면은 김영옥, 나문희를 비롯한 도합 990살, 우리나라 시니어 연예인 총 16명이 출연한 ‘뜨거운 씽어즈’의 특별 공연이었다. 뜨거운 씽어즈는 권인하를 제외하고 모두 가수가 아닌 이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100일 간의 합창 도전기를 그린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영화 ‘위대한 쇼맨’의 OST로 나왔던 ‘This is Me’를 한글 버전으로 바꿔 부르며 벅찬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음정과 박자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고 그들의 이야기에 눈물을 훔쳤다.

최근 뜨거운 시니어 씽어즈 못지 않게 ‘뜨거운 주니어’ 단원들의 감동적인 공연을 대전문화재단에서 볼 수 있었다. ‘대전꿈의오케스트라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2월 국비를 확보해 ‘하나되어’ 프로젝트를 운영했고 강사와 단원들은 8주간의 열띤 합주 연습을 거쳐 지난 4월 무대에서 그 결과를 선보였다. 이들의 협화음은 지난 우리 삶의 고난과 극복 과정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듯 했으며, 높고 낮거나 크고 작음, 빠름과 느림 그리고 쉼을 담은 그 선율은 뭉클했다. 이 뜨거운 시니어, 주니어 단원들은 음악을 통해 자기 자신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지친 모두를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고, 특히 대면 활동을 주로 이어나갔던 예술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 힘든 시간이 이렇게 길어질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곧 끝날 거라는 믿음으로 2년을 버텼다. 우리는 일상 회복을 위해 나이, 지역, 환경, 배경, 장르, 전문성 등을 불문하고 함께 예술로 소통하고자 했으며, 아주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다시 도전했고, 묵묵히 열정을 쏟아냈다.

올해 대전문화재단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던 ‘대통령상전국합창경연대회’를 준비 중이다. 또 국제선 운항 재개 확대에 따라 청년예술인 해외 진출 활성화 목적의 ‘해외레지던시작가파견지원사업’도 공모 중에 있다. 한마음으로 염원하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일상 회복을 위해, 그리고 모두에게 잠재된 열정과 꿈을 다시 활짝 펼쳐날 수 있도록 무대를 정비하고자 한다. 여든다섯, 여든한 살의 배우가 ‘남은 날 중 지금이 제일 젊은 날’이라고 외치며, 끝까지 도전하던 그들의 목소리가 관객에게 감동적으로 전달된 것처럼 지역, 재단, 예술계가 함께 열정과 믿음을 바탕으로 ‘하모니’를 이뤄낸다면 모든 이들에게 끝없는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