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연 충북시청자미디어센터장

2005년부터 2020년 사이 미국 지역신문사 변화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지역신문은 구독자 감소, 광고 수입 감소, 제작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문을 닫는 신문사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신문 종사자는 7만여명에서 3만 5000여명으로 문을 닫은 미국의 지역 신문은 전체 신문사의 25% 정도인 2200여 개 가량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이 평범한 독자에게는 먼 남의 나라 얘기에 불과하겠지만 미디어 종사자에겐 일단 이마를 짚고 고민에 잠기게 한다.

미디어 산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신문사도 당연히 경제활동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폐업’에 이르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럼에도 필자의 이마를 짚게 만드는 것은 미디어 상품만의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상품으로써 미디어는 정보재, 이중재, 재능재, 상징재, 공익재, 공공재 등의 특성을 갖는다고 한다. 미디어는 ‘정보로 이루어진 재화’로 ‘소비자(독자)와 광고주’라는 이중의 고객이 존재하고 문화산업의 특징을 지녀 ‘재능재’이자 ‘상징재’가 되며 우리 사회의 가치를 추구하는 ‘공공재’이자 ‘공익재’인 것이다. 이러한 특성이 있기에 사회의 온갖 ‘비아냥’에도 신문기자는 ‘직업에 대한 당당함’을 가질 수 있고 우리는 그 당당함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미디어 환경이 본래적 의미의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는데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

결국 상품이 소비자에게 선택받아야 한다. 미디어 상품도 마찬가지다. 신문들이 구독자에게 어떤 선택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로 ‘구독률’과 ‘열독률’이 있다. 지난해 정부가 정부광고 집행 지표로 활용하고자 ‘한국언론진흥재단’에 의뢰해 발표한 신문 열독률 조사 결과, 1주일 중에 한 번이라도 신문을 읽는 사람이 13%에 불과하다고 한다. 신문사들이 조사 결과를 불신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를 짐작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가 어느 정도(?)는 예상하던 결과 아닌가.

열독률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우리 사회나 전통적인 미디어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은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는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미디어 종사자들이 먼저 돌아보아야 할 것이 ‘상품의 질’이라는 사실도 우리는 안다.

미국의 ‘사라지는 신문사’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UNC 허스먼저널리즘스쿨’은 이 현상을 ‘언론 사막화’로 비유했다. 아마도 그 사막은 ‘어린왕자’가 미소로 맞이해주는 쌩떽쥐베리의 낭만적인 사막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오늘도 습관처럼 신문을 펼치다, ‘사막화’에 대한 우리 언론들의 대응이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신문인 ‘소비자’인 필자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민한 필자의 생각으론 아직 문 닫았다는 신문사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으니, 우리 미디어 업계는 사막의 초입, 아직 사막이 즐길만(?) 한 곳으로 여기는지도 모르겠다. 이 모든 생각이 사막의 신기루처럼 기우였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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