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대한적십자사대전세종충남 헌혈홍보위원

새해의 의미는 해가바뀌었다는 것이지 하루의 일상은 매일 똑같다. 모두가 복을 나누고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지만 누구에게나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요즘은 인구문제와 더불어 자녀의 양육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는 젊어서는 모른다. 나이먹어야 자신을 뒤돌아 보게되고 그제서야 인생이 무엇인지 조금 알게된다. 할아버지가되고 친구들과 만나면 보통 자식얘기나 취미, 운동, 건강, 투자 등의 대화가 일반적이다. 손주를 봐주겠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너 뭐하냐고 전화하면 애보고 있다고 한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손주보는게 쉽지 않다. 어쩌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애잘못 본다고 집사람한테 혼난다. 아들한테 혼나고 며느리 눈치봐야하고 그러니 안다치게 놀아줘야 한다.

그 방법은 다름아니라 계속주시하고 졸졸 뒤따라 다녀야 한다. 네살까지는 보통 되는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부딪치거나 넘어질지 모른다. 말귀를 알아듣고 행동을 조심할 때 까지는 그것이 바른 습관으로 정착될때 까지는 인내를 가지고 돌봐야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애들 키우는 노하우가 쏠쏠하다. 자고 일어나면 먼저 대소변을 가리고 씻기고 아침을 먹인 다음 따스한 물을 마시게 한다. 기저귀는 앞뒤를 가려 갈아주고 대소변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손주는 저하고 잘놀아주지 않으면 싫어한다. 그래서 어떻게 노는걸 좋아하는지 연구하고 알아봐야 한다. 간식도 저 좋아하는 것만 먹이면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성장하니 골고루 먹인다. 웬만하면 스스로 행동하도록 가르치고 같이걷고, 뛰고, 산책하며 자연의 이치를 반복적으로 설명해준다. 잘 때는 옛날얘기를 해줘야 하므로 옛날이야기를 많이 알아야 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해야한다. 그러다 보면 새근새근 잠이든다.

하루일과가 끝나면 애보는 것만큼 힘든일이 없다. 58년 개띠로 태어나 젊어서 열심히 노력해서 나라를 위해 나름 헌신하면서 살아온 나날들이 이렇게 빨리갔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는 바다와 하늘, 청새치와 아프리카 초원의 사자 이야기이다. 이는 좌절을 모르는 인간의 열정과 운명의 이야기로 늙었지만 포기하지 않는 수많은 노인들이 손자들과 전투를 벌이는 우리네사정과 비슷하다. 이쁜 자손들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우리집안의 전통이어나가며 잘 자랄 수 있도록 가정교육도 잘 시키면서 쉼없이 애를 봐줘야 한다. 우리가 나이를 먹어가며 비록 정신과 육체는 약해지지만 존재까지 그런 것은 아니다. 확실히 요즘 60대는 옛날보다는 젊고 건강하다.그리고 새해에도 헌혈은 계속되어야 한다. 혈액의 부족은 요즘이 더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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