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23편- BEST 대전 노포 맛집

 

각 지역에는 노포 맛집이 있다. 노포는 무엇인가. ‘대대로 물려 내려오는 점포’다. 노포 맛집에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첫 번째 전제조건은 ‘맛’이다. 맛이 없으면 대를 이어올 수 있겠는가. 두 번째 전제조건은 ‘정’이다. 맛만 있고 정이 없다면 사랑받을 수 없다. 세 번째 전제조건은 ‘꾸준함’이다. 꾸준함이 있어야만 대를 이을 수 있을게다. 충청투데이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팀이 대전 노포 맛집을 소개한다. 다가오는 연말, 노포 맛집에서 회포를 풀자. 회포가 아니면 어떤가. 맛이라도 보고 정이라도 느끼자.

 

◆들기름 품은 녹두지짐과 두부두루치기 맛집 ‘별난집’

별난집 두부두루치기. 사진=전민영 기자
별난집 두부두루치기. 사진=전민영 기자

대전역 앞엔 기름내가 골목 앞을 가득 메우는 집이 있다.  그 이름도 별난 ‘별난집’
1978년 평안남도에서 내려온 장순애 씨가 문을 열었고, 현재는 아들이 이어받아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메뉴는 두루치기와 녹두지짐 딱 두 가지뿐.
두부두루치기엔 돼지고기 대신 두부가 잔뜩 들어가 있다.
북어와 양파를 삶아 육수를 사용해 매콤한 양념 사이로 그윽하고 진한 맛이 배어 나온다.
별난집 두루치기엔 쫄면과 당면이 들어간다.
탱탱하고 쫄깃한 면을 두부와 함께 싸먹으면 한 그릇 뚝딱.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정도로 별로 맵지 않다.
하지만 조금 맵다면 밥과 함께 먹으면 든든한 한 끼가 된다.

별난집 녹두지짐. 사진=전민영 기자
별난집 녹두지짐. 사진=전민영 기자

녹두지짐은 돼지고기와 녹두로 반죽한 녹두지짐은 그야말로 별미.
들기름을 잔뜩 뿌려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진다.
고소할 수밖에 없는 녹두빈대떡에 음료수나 술 한 잔을 걸치면 하루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다.
개업 후 쭉 이 자리를 지켜온 만큼 노포가게엔 세월의 손때가 그대로 묻어있다.

◆연탄불 품고, 추억도 함께 품은 직화석쇠구이 맛집 ‘형제집’

형제집. 사진=전민영 기자
형제집. 사진=전민영 기자

형제집은 1965년부터 3대째 운영 중이다.
메뉴는 단 하나. 연탄불에 석쇠로 구운 '직화석쇠구이'다.
살코기와 비계가 적절하게 섞인 국내산 암퇘지가 연탄불에 익혀 나온다.
기름기 쏙 빠진 고기는 이미 연탄불을 가득 품은 채 테이블에 올려진다.
과거엔 테이블마다 연탄화로를 놓고, 연탄불에 고기가 식지 않고 데워먹도록 했다.
한데 연탄불을 잘 다루지 못하는 젊은 층이 고기를 태우거나, 연탄냄새가 역하다는 민원이 들어와 추세에 따라 테이블은 철판으로 바꿨다고 한다.

형제집. 사진=전민영 기자
형제집. 사진=전민영 기자

그래서일까, 아직도 식당은 찾는 5060세대는 “연탄불에 구워 먹으면 더 느낌있겠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들에게 형제집은 젊은 날의 향수가 짙게 묻어 있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우지화 형제집 대표는 “국내산 양질 돼지고기를 사용해 본연의 맛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먹으며 옛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중장년층에게도, 과거를 경험해 보고 싶은 젊은 층에게도 모두 자신있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대전을 넘어 평정한 맛과 양 ‘서울치킨’

서울치킨 .사진=송해창 기자
서울치킨 .사진=송해창 기자

서울치킨은 대전중앙시장의 터줏대감이다. 1979년 문 연 이후 시장상인들의 입맛을 책임졌다.
시장상인들의 입맛만 책임졌다면 오산이다. 서울치킨의 맛과 정은 입소문을 타고 대전 전역으로 퍼졌다.
그 이후 상황은 뻔하지 않나. 
대전을 넘어 전국 곳곳에서 찾아오는 맛집으로 ‘등극’했다. 현재도 그 왕좌는 공고히 유지 중이다.

서울치킨. 사진=송해창 기자
서울치킨. 사진=송해창 기자

서울치킨의 특징은 단연 ‘맛’과 ‘양’이다.
맛의 비결은 신선함이다. 서울치킨은 주문과 동시에 생닭을 토막낸다.
이후 생닭을 반죽에 잘 버무린 후 신선한 기름에 넣는다. 잠시 후 고소한 내음이 후각을 자극한다.
곧 눈앞에 펼쳐지는건 요리이자 예술, 치킨이다.
치킨은 신선한 바삭함을 자랑한다.
맛깔나는 양념은 바삭함에 감칠맛을 더한다.
양은 두 말하면 입 아프다. 한 마리만 시켜도 성인 2명이 배불리 먹는다.
고물가 시대에 얼마나 ‘혜자스러운’ 양인가.
한 가지 정보를 첨언한다.
중앙시장 본점은 1대(부부), 중구 대흥동 서울치킨은 2대(아들)가 운영한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서울치킨은 서울치킨이다.

송해창 기자 songhc@cctoday.co.kr
전민영 기자 myje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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