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계 졸업생 대부분 수도권 行
“지원책 많고 지인들 몰려있어 결심”
작품 거래하는 화랑 등 부족도 이유
대학·지역사회·예술기관 협력 必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대학을 갓 졸업한 예비예술가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 등 문화시설이 수도권보다 많아도 예비예술가들이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갤러리·창작공간과 같은 활동기반이 부족해서다.

5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충청권 학과별 예·체능 졸업생 수는 208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546명보다 500여명 늘어난 것으로, 예·체능 계열의 꾸준한 수요를 의미하고 있다.

문제는 지역대학을 졸업했음에도 이들이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이다.

실제 지역 대학에서는 지역을 연고로 하는 20%의 학생을 제외하고는 졸업 후 수도권으로 향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는 예술활동을 위한 활동공간과 인맥을 통한 ‘네트워크’ 부재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역 미술대학 졸업생 전모(26·여) 씨는 “대전에서만 작품을 하기에는 전시회와 공간이 부족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며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수도권이 지원책이 더 많고 이미 활동하고 있는 선배·지인들도 서울쪽에 많이 몰려 있어 발전을 위해서라도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의 문화기반시설이 수도권보다 2배 이상 많아도, 예비청년예술가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다.

예술활동증명서 발급비율만 살펴봐도 서울·경기 지역은 평균 30%대인 반면 충청권은 평균 1.6%에 그쳤다. 청년을 위한 예술정책은 시행하고 있지만 정작 지원사업을 알고 혜택을 받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품을 거래하는 화랑·갤러리 부족도 지역을 떠나는 또 다른 이유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예술품 거래가 활발해야 다음 작품을 준비하는데 충청권에서는 2개 화랑이 전부”라며 “이미 이름 난 작가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예비청년예술가들이 들어올 구멍은 더 좁다”고 밝혔다.

이에 예술계는 예비청년작가를 위한 정책발굴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 예술대학 교수는 “대학교·지역사회·예술기관 등 3박자의 적극적인 협력이 요구된다”며 “대학은 자체적으로 학생들의 진로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지역사회는 예술에 대한 관심을, 예술기관은 실제적인 정책 발굴과 안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