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 본부장

조기교육과 시시각각 전달되는 정보의 시대다. 덕분에 요즘 아동들은 일찍이 많은 지식을 쌓게 됐고 교과목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궁금증이 생겨났다.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이 받아들이기 곤란한 궁금증이 있다. 바로 성(性)지식 관련 질문이다. 성교육으로 통칭되는 신체적인 성이나 성역할에 관한 것도 있고, 뉴스 등을 통해 접하는 성관련 이슈에 대한 질문이 해당된다. 사회발전 속도에 비해 성(性)과 관련된 주제로 아동과 마주하기란 아직 쉽지 않은 일이다.

성(性)이란 가장 원초적인 인간의 본성이며 생애주기를 거치며 신체와 정신 그리고 사회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중요한 형태다. 그러나 세대 간 소통의 실마리를 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 아동들은 대부분 또래문화를 통해 성(性)을 습득한다. 때로는 음성적 습득과 주관적 상상에 의한 그릇된 성가치관으로,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사건, 사고를 낳는 사회 갈등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이슈를 보면 가해자든 피해자든 아동관련 성범죄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정부부처와 유관기관이 아동들의 유해환경 접근 최소화를 위한 보호 장치를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기준 연령이상만 관람하거나 관람이 불가한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드라마, 영화 등 영상매체는 낮 시간 수차례 재방송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용 등급 이상 게임 영상물 역시 접근이 가능하다. PC, 스마트 폰에는 호기심 가득한 콘텐츠가 밤낮으로 수 만개 이상 쏟아지는데, 어찌 유혹을 쉽게 뿌리 칠 수 있을까? 실효성 있는 보완책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결국 가족 간 소통, 특히 보호자를 비롯한 어른들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아동은 어른들의 경험을 통해 생애주기의 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다. 연령대에 맞는 기본적인 성지식, 성을 바라보는 관점, 태도도 학습한다. 성장기 남녀의 신체 발달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월경 또한 존중받아야 할 아름다운 성장의 시작임을 받아들인다.

어른들은 사회구성원으로서 지녀야 할 성역할을 올바르게 안내하고 아동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이끌어줘야 한다. 무심코 내뱉는 성적 언어유희는 잘못된 행위이며, 이성교제와 피임, 임신은 육체와 정신이 사회화되는 중요한 성숙의 과정임을 답변해야 한다. 구체적인 의학정보 수준은 아니더라도 아동들이 성(性)을 바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어른들의 성지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동청소년기에 완성되는 성가치관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윤리로 자리 잡는다. 성(性)은 상대방을 가장 많이 배려해야 하고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는 것임을 인식하도록 어른들의 지식 포용력을 넓혀야 할 것이다. 아직은 쑥스럽고 전달 방식이 서툴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아동의 눈높이에 맞는 현명한 지혜로 응답해 줄 어른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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