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성·남성호르몬 분비체계변화·노화가 원인

▲ 탈모를 예방하려면 미지근한 물에 머리를 감고 자연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탈모인에 대해 많은 얘깃거리가 나돈다. '대머리는 정력이 세다'거나 '대머리는 늙어 보인다' 등 과학적 근거를 찾기 힘든 얘기지만, 탈모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쓰는 말이다.

탈모인에 대한 속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는 한층 강화된 편견은 물론 '주변머리가 없다'나 '소갈머리가 없다' 등 비아냥과 조롱도 흔하다.

이런 표현의 부당함을 지적하면 "웃자고 한 얘긴데, 뭘 정색을 하냐"는 핀잔만 듣기 일쑤다. 하지만 탈모인에게 편견은 희극이 아닌 비극일 따름이다.

최근 군에서 제대한 후 탈모 증상으로 고민하고 있는 A군(26)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오늘 아침 베개를 보니 머리카락이 너무 빠져 있어 울었다'고 말해봤자 걱정은커녕 웃다가 뒤로 자빠질 것"이라며 "탈모로 인한 아픔은 당사자가 아니면 공감하기 힘들 것"이라고 호소했다.

철이 바뀌면 동물도 털갈이를 하듯, 요즘 부쩍 머리카락이 빠져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탈모,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조언으로 알아왔다.

◆왜 머리털이 빠질까=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의 개수가 50∼100개 정도면 정상으로 보지만 이 이상이면 치료가 필요한 병적 탈모에 해당한다.

평소 숱이 없거나 탈모가 진행돼 빠지는 이들에겐 머리카락 한가락까지도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흔히 '대머리'라고 하는 남성형 탈모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남성호르몬 안드로겐이 작용해 발생한다.

보통 사춘기 무렵이나 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에 시작해 전두부(앞머리)에서 두정부(정수리)에 이르는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고 짧아지다가, 대머리로 진행한다.

예전 같으면 탈모가 40∼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많았지만 이제는 젊은층에서도 쉽게 발견되고 있다.

원인으로는 유전적 소인과 남성 호르몬 분비체계의 변화, 노화가 꼽힌다. 이럴 때 국소적인 혈액순환 장애와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및 지루성 피부염 등과 같은 요인이 겹치면 탈모가 더 가중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남성뿐 아니라 여성의 경우도 탈모 환자가 늘고있다. 단, 여성들은 탈모가 있어도 이마선이 유지되기 때문에 남성처럼 완전한 대머리처럼 보이지 않을 뿐이다.

◆탈모 치료는 이렇게=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메조테라피, 자가모발 이식 등으로 나뉜다.

탈모 초기에는 약물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주로 먹는 약 '프로페시아'(의약품 성분명은 '피나스테라이드')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 등을 사용한다. 이러한 약물이 탈모의 진행을 늦추고 모발을 굵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특히 정수리 탈모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어려우므로 3∼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고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방법은 앞 이마 부위의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들은 큰 효과를 기대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약물치료로 효과가 더딘 경우 혹은 좀더 탁월한 치료효과를 기대한다면 메조테라피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메조테라피는 탈모예방과 발모 촉진에 효과적인 미세혈액순환 개선제, 비타민 혼합제제, 발모촉진제 등 4∼5가지 혼합약물을 모근에 가장 가까이 닿도록 직접 주사하는 치료법이다. 혼합약물이 탈모 부위의 모근에 직접 닿아 모발의 생성을 촉진하고 퇴행을 늦춰준다.

모낭이 이미 죽었거나 탈모 증세가 심한 경우에는 자가모발이식술이 효과적이다. 자신의 머리털을 이용, 원래의 머리 스타일로 가꿀 수 있는 '자가 모낭군 이식술'은 머리 숱이 많고 유전적으로 잘 빠지지 않는 뒷머리를 앞 이마 부분의 빠진 부위에 옮겨 심어 자라게 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어색한 가발을 착용하거나 인조 모발을 심는 방법도 있지만 접촉 부위나 이식 부위에 감염을 일으키는 등 부작용이 문제다.

◆자가 모낭군 이식술= 모발 이식술에는 크게 미니 이식술, 모낭군 이식술 2가지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의 특성에 가장 잘 맞는 것이 바로 '모낭군 이식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니 이식술은 5∼9가닥의 모발을 한꺼번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이식 후 상처가 아물면서 이식편이 쪼그라들어 마치 모를 심은 것처럼 하나의 모공에서 5∼9개의 모발이 자라나 이식 부분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이 때문에 항상 머리를 밑으로 축 늘어뜨려야 헤어라인을 감출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이 방법은 또 흉터 반응이 적고 모발과 두피의 색상 대비가 적은 서양인에게는 적합하나 동양인에게는 흉터가 많이 남아 부적합하다.

반면 모낭군 이식술은 모발을 모낭단위로 하나씩 심는 방법으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효과가 크다. 특히 굵고 검은 직모를 가진 한국 사람에게 적합하다.

모발은 보통 한 구멍에서 1∼3가닥 자라게 된다.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모발 수가 적고 다발로 나는 빈도가 적은데 한 구멍에 1가닥씩 자라는 경우가 약 46%, 2∼3가닥씩 자라는 경우가 약 54% 정도 된다.

때문에 모낭군 이식술은 각 모낭 단위로 이식하여 자연스럽게 자라게 한다. 1회 시술에 보통 1800~2500가닥 내외를 심으며 수술 시간은 3∼5시간 정도 걸린다.

머리 뒷부분의 모발이 아주 적거나 두피가 뻣뻣한 사람, 또는 아주 심한 대머리인 경우에는 2차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문제는 수술 비용. 보통 2500모 정도를 심는데 450만~600만 원이 든다.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두세 차례 받아야 하는 환자도 있다. 머리카락 한 가닥 당 대략 2000원 꼴이다. 머리 감을 때 10개의 머리카락이 빠졌다면 2만 원을 하수구에 버린 셈이다.

2차 수술은 보통 1차수술로부터 10개월 또는 1년이 지난 다음에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도움말 더블유(W) 피부과 부설 대전 연세모발이식센터>

 ◇탈모 '예방'하려면
 -자주 미지근한 물에 머리를 감고, 자연 바람으로 말려라.
 -머리를 말린 후 둥근 빗으로 귀 옆에서 정수리를 향해 올려 빗어라.
 -하루에 30분 이상 운동하라.
 -균형있게 음식을 섭취하라.
 -충분히 자라.
  ◇탈모 '촉진'하려면
 -머리를 며칠씩 안 감고 놔두어라. 감을 때는 손톱을 세워 두피를 긁어내라.
 -젖은 상태에서 빗질하라.
 -스트레스를 쌓아라.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인스턴트 식품 등)을 먹어라.
 -흡연하고 과음하라.
 -머리 감은 후 수건으로 세게 머리를 털어내라.
 -무리하게 다이어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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