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우리 지역 일꾼 누가 뛰나<9>천안을]
민주, 양승조·이규희 등 출마 예상자 6명… 박완주 무소속 출마 가능성
국힘, 당협위원장 이정만에 정황근 도전… 퇴임 앞둔 정 장관 보폭 넓혀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제22대 총선이 불과 10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지만 ‘천안을’ 선거구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형국이다.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지역 특성에 민주당의 경우 출마 예상자가 6명에 달하고, 국민의힘도 현 정부 장관 출신 인사의 출마로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천안을 선거구는 무소속 박완주(57) 의원의 지역구다. 박 의원은 2012년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보좌관 성추행 혐의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상태다. 그동안 민주당에선 박 의원이 구축한 ‘철옹성’에 도전하는 이가 사실상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분위기가 다르다. 출마 예상자가 6명이나 된다. 양승조(64) 전 충남도지사와 이규희(62) 전 국회의원, 오인철(56) 충남도의원, 김미화(52) 천안시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김영수(45) 민주당 충남도당 청년위원장, 박기일(41) 충남도당 대변인도 정치 신인 다운 젊은 패기로 도전장을 냈다.

양 전 지사는 지난 3일 ‘위기속 대한민국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말하다’의 출판기념회를 열고 총선 채비를 갖췄다.

천안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전 의원은 예비후보 등록 첫날 선관위에 등록을 마쳤다. 현역인 오 의원은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김 의원은 27일 ‘김미화는 김미화다울 때 아름답다’의 출판기념회를 갖고 총선 도전을 기정사실화 했다. 김 위원장과 박 대변인 역시 지역을 돌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경선 여부에 따라 후보자의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중앙당 차원의 ‘전략공천설’이 아직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경선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에도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지역구 탈환을 벼르고 있는 국민의힘 내부 사정도 복잡하다. 지난 총선 패배 후 지역을 지켜온 이정만(61) 당협위원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퇴임을 앞둔 정황근(63)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검찰 지청장 출신의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시·도 의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낙하산 공천 등 어떠한 불공정 행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선 정 장관이 지역과의 접점 부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이 신년부터 지역구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지역을 파악할 시간 부족으로 총선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 장관은 최근 들어 지역 시·도의원을 비롯한 정치계 인사들과 교류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천안을’에선 박완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내년부터 총선 시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각 정당 후보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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