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윤주 기자] ☞거리에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한 중년 여성이 정치 유튜버 방송을 보며 길을 걷고 있었다. 문제는 그 소리가 매우 컸다. 확성기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 유튜버는 누가 들어도 한쪽으로 치우친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크나큰 소리에 한번, 그 내용에 한 번 더 놀랐다. 그럼에도 그 유튜버는 자신의 말이 정답이란 듯이 연설을 했다. 그 방송을 보던 중년 여성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또 한 번은 식당에서 놀란 적이 있다. 옆 테이블 중년 남성들의 대화 때문이었다. 그들은 뉴스 속 한 정치인을 보며 분노를 표출했다. "저놈 죽여야 돼" 같은 발언을 서슴없이 했다. 그들의 난폭함에 눈을 내리깔고 밥만 먹었다.

☞사실 요즘 정치판은 극단적이다. 특정 정치인을 미친 듯이 사랑하거나 미친 듯이 증오한다. 또는 누군가를 미친 듯이 사랑하는 게 다른 누군가를 미친 듯이 증오하는 결과물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견해들이 모여 극단적 대립이 된다. 다르다고 서로를 혐오한다. 토론을 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맞고 넌 틀려"라고 말하며 서로를 비난할 뿐이다. 여기엔 유튜브가 한몫했다. 가짜 뉴스·억측이 난무한다. 뉴스를 보던 사람들이 유튜브를 본다. 그런데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의견을 바꿀 생각 따윈 없다. 오류 따위 생각하지 않는다. 극성적인 정치가 ‘확증 편향’을 심화시켰다.

☞묵과할 수 없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에서 테러를 당했다. 한 60대 남성이 이 대표의 목 부위를 칼로 찌른 것이다. 이 남성은 지지자 인척 다가가 기습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이 대표는 3일 현재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아직 자세한 내막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 피의자는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죽이려 했다"고도 진술했다. 또 이 대표의 일정 파악을 위해 민주당에 입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념을 떠나 명백한 범죄 행위다. 그저 추잡한 테러일 뿐이다. 민주주의를 향한 폭거이다. 싫다고 해서 해를 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사실 정치 테러는 꾸준히 있어왔다. 1969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초산 테러를 당했다. 노무현·이명박 전 대통령은 달걀 공격을 받은 적이 있다. 200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커터칼 피습을 당했었다. 2018년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2022년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망치 테러를 당했었다. 정말 최악의 표현 방식이다. 전형적인 후진적 테러다. 용납될 수 없는 일들이다. 혐오의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거리의 심판자는 없다. 투표소 안 심판자만 있을 뿐이다. 정치인에 대한 심판은 칼로 아닌 도장으로 해야 한다.

김윤주 뉴스플랫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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