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이규희 등 출마선언으로 무주공산
인재영입 발표로 일부 당원들반발 모양새도
국민의힘서도 예비후보들 간 신경전 거세

민주당 총선인재로 영입된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공
민주당 총선인재로 영입된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4.10 총선’을 불과 2달 여를 앞둔 상황에서 ‘천안을’ 선거구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7일 발표한 인재영입 대상자에 이재관(59) 전 천안시장 후보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민의힘에서도 인재영입으로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 양 정당 모두 중앙당 차원의 결정에 당원들이 반발하는 모양새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이날 이재관 전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을 16호 영입인재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천안 출신으로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천안군(현 천안시) 문화공보실장, 충청남도 경제통상실장, 대전시·세종시 행정부시장,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을 거쳐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방행정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민주당도 이날 이 전 위원장을 “지방자치 완성을 실현해 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022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천안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바 있다.

선거 이후 창립된 ‘사람과 참여포럼’ 대표를 맡아 다양한 분야의 토론회를 개최하며 지역 밀착형 정책 발굴에 매진했다. 그러던 그에게 최근 중앙당 인재위원회에서 선거 출마를 제안했고, 고심 끝에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위원장의 영입은 외부가 아닌 내부 발탁 형식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민주당에선 이미 정황근(64)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인재로 영입한 국민의힘에 대응하는 카드로 이 전 위원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 초대 장관 출신 인물과 문재인 정부 시절 차관급 소청심사위원장을 지낸 인물 간의 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민주당이 향후 이 전 위원장의 영입에 반발하는 당원들을 어떻게 달랠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좌관 성추행 혐의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박완주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천안을’은 최근 10여 년간 진보세력의 텃밭으로 분류됐다.

때문에 민주당에선 이번 총선을 앞두고 ‘무주공산’의 주인이 되려는 후보들이 난립한 상태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와 이규희 전 국회의원, 김미화 전 천안시의원, 김영수 충남도당 청년위원장, 박기일 충남도당 대변인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인재영입 발표를 앞두고 일부 당원들은 반발 기자회견을 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의힘에서도 정황근 전 장관의 인재 영입 이후 당원에 이어 시·도의원들까지 공개적으로 중앙당의 결정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양 정당은 명절 연휴 이후 경선 혹은 단수 공천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천안을’에선 어떤 결정이 내려질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