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총 발굴 35년 '아낌없이 선사'

▲ 태안군에 35년간 수집한 선사시대 패총유물 기증한 최용환(사진 오른쪽)씨. 아래는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오랜 세월을 한가지 일에 전념하며 자신의 열정과 집념을 이어간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같은 의지는 삶의 철학 속에서 굳혀진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평생 관심과 피나는 노력 속에서 일궈 낸 열매를 사회에 헌납해 다른 사람들과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는 존경심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에 거주하는 최용환(72)씨가 35년간 혼신의 힘을 다해 열정을 쏟아부으며 연구한 패총(貝塚)과 이와 관련된 유물을 최근 태안군에 기증해 화제다.

최씨는 패총을 연구하면서 화살촉과 도끼, 끌, 대패, 각종 토기 등 12종 1648점의 다양한 유물을 발굴, 보관하며 아이들의 교육자료로 활용했다.

특히 패류 유물 중 장난형(長卵形) 토기와 악연 등이 돋보여 전문가들의 관심을 끈다.

최씨가 그동안 수집한 패총 관련 유물들은 청동기시대에서부터, 삼국시대, 조선시대 등의 것으로 자연적, 역사 의미와 민속자료가 될 귀중한 보물이라 할 수 있다.

최씨가 패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됐다.

35년 전 지역에서 교편생활을 하고 있던 최씨는 당시 아이들이 조개껍질과 유물들을 가지고 노는 것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었다.

이때부터 조개껍질에 관심을 가지고 태안 전역을 돌며 패총 발굴에 나섰다.

패총은 원시인들이 까먹고 버린 조가비가 쌓여 이뤄진 무더기로 이 안에서 토기와 석기 등 원시유물이 출토되기도 한다.

패총 발굴에 재미를 붙인 최씨는 밤낮을 잊은 채 조개류와 유물을 찾아나서는 한편 지역 곳곳을 돌며 각 가정에 방치됐던 유물들도 함께 수집했다.

처음에는 교육자료라는 말에 순순히 유물을 내놓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물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변해 나중에는 돈을 주고 사오기도 했다.

이렇게 모아진 유물들은 전 안남중학교 민속유산물 전시관에 전시해 오다 최근 최씨의 노력으로 고남 패총박물관 증축과 함께 기증됐다.

최씨는 "그동안 정성을 다해 수집한 패총류는 역사성이 깃들어 있어 패총 박물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소중한 역사탐구 자료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가치있는 유물이 가치있게 보관·전시될 수 있어 마음 뿌듯하다"고 밝혔다.

최씨는 또 "고남 패총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태안군이 유물의 보존은 물론 역사 알리기에 최선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태안군 고남면 고남리에 위치한 고남 패총박물관은 본 전시관이 769㎡ 규모로, 그동안 패총 5종에 484점의 유물을 전시해 왔으며, 이번에 최씨가 기증한 유물을 보관·전시키 위해 제2전시관(1369㎡)을 확충, 보다 내실 있는 유물들로 관광객들을 맞이할 계획이다.

최씨의 기증품은 내년 3월경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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