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험생들의 대학과 학과를 점쳐 주는 대학진학정보가 상업화되고 있다. 이른바 '입시 컨설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입시 정보나 진학 상담 기능이 사교육 부문으로 몰리고 있음을 말해 준다. 그것은 공교육에 대한 또 다른 불신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대학들의 입시전형 방법이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해 전문가가 아니고는 도저히 이해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대입정보 유통이 원활해지고 각 대학들이 신입생 확보를 위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자기가 원하는 대학을 선택하기란 쉬운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입시철이 되면 대학 선택을 놓고 우왕좌왕하기는 여전하다.

그러다 보니 대학진학 정보 및 상담 분야에서도 사교육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맞춤상담의 경우 200만원을 넘기기도 하고 어떤 진학정보업체는 수시에서 정시까지 보장하는 57만원짜리 특별회원 상품을 내놓고 지원대학 학과 결정 상담 등 진학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분야 사교육비 규모는 모두 215억원대로 시장 점유율이 25%대에 이른다. 향후 그 점유율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건 아무래도 정상적인 현상이 아니다.

문제는 진학과 관련된 각종 정보는 고등학교나 대학 관계자가 쥐고 있기에 상업적으로 보편화되면 내부자료 유출을 비롯한 각종 비리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게다가 대입정보의 독점으로 대학 서열화를 고착화시키는 등의 부작용 여지가 많다. 공교육 부문에서 입시 정보 및 상담 기능의 신뢰성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

유료 상담을 하지 않아도 수험생들의 선택을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모색돼야 할 것이다. 일선 교사들이 대학별 입시 자료와 정보를 통합·정리해서 수험생들에게 제공해 주는 시스템을 정립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진학상담 교사의 전문성 및 윤리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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