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병희 주부교실 대전시지부장

현대인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방송매체와 컴퓨터라고 생각한다. 방송매체인 라디오와 TV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 보면 집에 들어와서 대부분의 시간을 TV 앞에 앉게 된다. 이것은 신문과 라디오의 기능이 약화되고 TV의 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뉴스, 드라마, 음악 강연, 연예, 상품광고 등 우리 생활의 모든 것을 안방에 앉아 현장감을 느끼며 이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 방영된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그대로 입력돼 시청자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기 때문에 공영매체인 공중파 방송은 사회교육기관의 하나로서 사실보도에 끝나지 않고 국민의 문화수준을 높이고 미래를 예측하며 한층 높은 수준으로 계도하는 선구자적 위치에 서 있다. 오늘의 방송매체에서 고려돼야 할 사항을 적어보기로 한다.

첫째, 방송언어는 정확하고 바르게 구사돼야 한다. 가려 쓰지 않는 출연자의 괴상한 말을 그대로 시청자들이 흉내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언어사회는 표준어를 강조하지도 못하고 함부로 구사되는 사투리는 그냥 웃기려 고민하고, 저속한 언어의 세력이 우리 말의 품위를 떨어뜨리게 한다. 신문·방송에서 외국어, 외래어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모국어를 바르게 가르치려는 의지는 없고 영어부터 가르치려는 현실 속에선 국어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선진문화국은 모국어를 갈고 닦는 일이 최우선인 데 반해 우리 나라는 최근 한글의 우수성을 찬양할 기회도 없어지고 국어 사랑이 너무 식어가고 있다.

둘째, 방송프로그램 내용의 적절성이다. 방송사마다 자율적으로 내용이 편성되겠지만 TV는 안방극장으로서 가족이 모두 시청한다. 영화관과는 다르다. 저속한 행태, 충격적 장면, 드라마에서 15세 미만은 시청불가란 주의문이 나오고 방영되지만 교육적인 기능이 약한 가정에서는 아무런 통제 없이 어린이와 청소년이 보게 된다. 오늘날 청소년 비행이 날로 늘어나는 원인이 될 것으로 본다. 방송사마다 경쟁적으로 시청률을 높이고 시청률에 의해 프로가 변경되는 것은 방송의 질을 높일 수 없다. TV의 시청률은 흥미 본위로 즉흥적 쾌미에 의해 좌우될 수 있지만 국민교육의 하나인 방송은 문화수준을 높이는 내용이 방영되도록 운영돼야 옳다.

셋째, 상품광고와 각종 홍보는 신뢰성이 따라야 한다. TV에서 방영되는 많은 시간이 상품광고에 할애되고 있다. 방영된 내용물에 소비자는 구매충동을 느끼게 되고 품질과 가격에 관계없이 광고료에 따라 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게 된다. 자유경쟁시대지만 국가 차원에서 영세 중소기업의 품질 좋고 창의적인 발명품이 방송광고에 홍보되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일이 될 것이다.

넷째, 라디오방송은 청취에 관심을 갖게 한다. 라디오방송은 상상력, 사고력을 증진시키고 시각적 충격을 줄여 심신을 닦고 아름다운 마음을 간직하는 데 TV보다 낫기 때문에 라디오 청취를 적극 권장하는 문화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끝으로 방송사는 독자적 언론관에 의해 국민의 문화수준을 높이는 일, 국가에서는 방송사 자체의 자정의 힘이 생길 때까지 다소의 규제와 예산지원이 뒤따라야 방송 본래의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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