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대전 정신력의 승리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1일 열린 대전-대구전은 1골 2도움을 기록한 대전의 공오균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팀에게 귀중한 승리를 안긴 경기였다.

대구는 이날 홈팀인 대전을 맞아 존 디펜스(지역으로 내려와서 수비하는 것)를 펼쳤다.

대전에게 볼을 뺏기면 빠른 수비를 하고, 볼을 뺏으면 반대로 속공으로 득점기회를 노렸다.

대구는 이런 전술을 앞세워 전반에 두골을 쉽게 성공시키면서 일찍 승부를 내려 했지만 대전은 좀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축구는 게임의 주도권을 잡는다고 해도 항상 수비를 염두에 두고 공격을 하는 것이 철칙이다.

그러나 대전은 첫 골과 두번째 골을 허용할 때처럼 수비가 밀고 올라갈 때 중앙의 간격을 좁혀야 하는데 사이를 너무 벌려 어이없게 두골을 내줬다.

대전은 전반에 이렇다 할 공격을 하지 못하다가 후반에 이관우와 알리송을 투입하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었다.

코엘류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돌아온 이관우는 게임메이커로 팀 공격을 조율, 대전이 게임의 주도권을 잡도록 했다. 게다가 동점골까지 넣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빠른 발을 가진 알리송까지 공격에 가세하면서 대구 수비수들은 볼을 차내기에 급급했다.

첫 골은 공오균의 페널티킥 골이었고, 두번째는 공오균의 빠른 패스로 이어지는 이관우의 골, 세번째는 사이드에서 공오균의 센터링에 이은 알리송의 골로 공오균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판이었다.

대구의 밀집 수비가 돋보인 전반전이었지만 대전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력을 발휘,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상대가 수비로 내려갔을 때 게임을 풀어가는 방법이었다. 상대 수비가 중앙에 밀집되었을 때는 사이드를 이용, 센터링에 이은 공격을 해야 하는데 대구전은 그런 면이 많이 부족했다.

대전은 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으로 올 시즌 내리 3패를 당한 울산을 불러들여 경기를 갖는다.

공오균이 제 기량을 찾아가고 선수들의 정신력 또한 강인해 선전이 기대된다. <전 대전시티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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