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경기 전승… 마지막 대결 승리 장담

'수원에게만은 절대 질 수 없다.'

대전 시티즌이 24일 오후 7시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삼성 하우젠 K-리그에서 라이벌 수원 삼성전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왜 대전과 수원이 라이벌일까'하는 궁금증을 제기하는 팬들도 있겠지만 양 구단의 역사를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양 구단은 대전이 K-리그에 처음 참가한 지난 97시즌부터 미묘한 대립관계를 유지해 오며 잦은 판정시비와 서포터스간의 집단충돌 등 숱한 사건을 일으켰다.

양 구단이 견원지간으로 발전하게 된 시발점은 지난 97년 3월이다. 대전은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수원과 맞붙었다.

이날 대전은 전반 40분 차귀현의 헤딩 선취골로 기세를 올렸으나 후반 6분 삼성 조현두에게 동점골을 허용,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문제는 차귀현의 골 세리머니였다. 차귀현은 골을 넣은 후 경기장의 에이보드를 뛰어넘어 100여명의 수원 서포터스석으로 달려가 다소 과격한 골 세리머니를 연출, 수원 서포터스의 분노를 샀다.

수원 서포터스들은 경기 후 곧바로 인터넷 통신을 통해 대전구단 홈페이지에 사이버 테러 수준의 맹공을 퍼부었다.

심판 판정시비도 잇따랐다. 대전은 지난 2001년 10월 21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으로 옮긴 후 첫 경기를 벌였는데 상대팀은 공교롭게도 수원이었다.

모두 5골이 터진 이 경기에서 양팀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다가 후반 30분 대전 골키퍼 최은성이 볼을 쳐낼 때 수원 서정원이 최은성을 밀었고, 이 사이 산드로가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주심은 골키퍼 차징을 인정하지 않아 격렬한 판정시비가 일었다.

그해 6월 24일 수원 원정경기에서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대전 시티즌 서포터스가 경기장에 난입하는 프로축구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고, 심판은 결국 사임했다.

또 한달여 후인 7월 28일 수원 원정경기에서 양팀 서포터스가 장외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여 양팀 서포터스 회장이 폭력사태의 주동자로 입건되는 등 양팀간 감정의 골은 깊어만 갔다.

이런 충돌 속에 대전은 수원과의 역대 전적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작년까지 대전은 수원과 24번 경기를 벌여 겨우 2승(3무19패)을 따냈다.

하지만 올 들어 사정이 확 달라졌다. 대전은 올 시즌 3차례 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 '수원 킬러'로 등장했다.

대기업 삼성의 지원을 받는 명문구단이라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수원 선수들과 서포터스. 비록 변변한 모기업조차 없지만 한국 최초의 시민구단이라는 긍지 속에 무엇보다도 강력한 서포터스와 대전시민의 후원을 받고 있는 대전 시티즌.

양 팀이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올 시즌 마지막으로 격돌한다. 수원전에서 패하면 울분을 못이겨 잠을 자지 못했던 대전 선수들과 서포터스들이다. 그리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것은 대전시민이다.

24일 경기장을 찾아 대전이 올 시즌 수원전을 모두 이기는 장면을 마음껏 즐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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