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추천맛집]김일순 기자 ‘서산식당’

▲ 김일순 기자가 서산식당에서 끓고 있는 박속낙지탕 속에서 낙지 두마리를 집게로 집어들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권도연 기자
낙지를 끓인 전라도식 음식이 ‘연포탕’이라면 충남 서산·태안엔 '박속낙지탕'이 있다. 연포탕과 맛은 비슷하지만 영양과 향에서 훨씬 뛰어나다.

지난 21일 퇴근 후 김일순 문화레저부 기자가 단골집으로 추천해 함께 간 곳은 박속낙지탕으로 유명한 서산식당이다.

서산식당은 대흥동 한국철도시설공단 주차장 진입구 옆길을 따라 계속 좌회전하며 100m정도 들어간 골목에 있다.

김 기자는 2층 건물로 된 식당에서 1층 안쪽에 자리를 잡고, 박속낙지탕 2인분을 주문했다.

김 기자는 “박속낙지탕은 이름처럼 박 속을 넣고 끓인 육수에 산낙지를 넣어 익혀 먹는 음식”이라며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몇 해전 박속낙지탕 잘 하는 곳을 검색하다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치와 나물 등 밑반찬 여덟가지가 차려졌고, 불에 올린 육수가 끓을 때 쯤 안사장 주창순 씨가 산낙지 대여섯 마리를 담은 대접을 갖고 들어왔다.

주 씨는 “낙지 마릿수는 시세에 따라 차이를 둔다”며 “보통 큰 낙지의 경우 낙지탕 1인분에 한두 마리를, 여름에 크기가 작은 세발낙지가 나올 때 쯤엔 서너 마리를 준다”고 했다.

▲ 산낙지<왼쪽>와 밑반찬

박속낙지탕의 조리방법은 간단하다.

박의 흰 속(껍질쪽 단단한 부분)을 나박김치 모양으로 저며넣고, 대파와 청양고추·양파를 대충 썰어넣은 다음 물을 붓고 팔팔 끓을 때 꿈틀대는 산낙지를 몇 마리 넣고 익히는 것이 전부다.

흰 낙지가 빨갛게 변하면서 완전히 국물이 우러났을 때 주인이 먹기좋게 즉석에서 가위로 썰어 앞접시에 덜어준다.

살짝 데친 낙지는 건지면 외려 부피가 커지는데 육질은 전혀 질기지 않다.

▲ 데친 낙지는 먹기좋게 자른다음 그릇에 덜어 다리와 머리 순으로 먹고, 남은 육수엔 라면을 끓여 먹는다.

머리부분이 더 익을 동안 다리 먼저 고추냉이를 탄 초고추장 소스에 찍어먹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낙지는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낙지도 좋지만, 막힌 속을 확 풀어주는 국물맛도 압권이다. 맑은 탕이지만 청양고추를 넣어 매콤하면서도 시원하다.

낙지 머리부분을 자르니 먹물이 터져 국물이 시커멓게 물들지만 그 나름대로 별미다. 몇 해전 블랙푸드 열풍이 불었을 때 먹물 요리가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몸에 좋다고 생각하니 맛도 더 좋은 듯하다.

김 기자는 “박속의 개운한 냄새와 낙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는 국물은 가히 환상적”이라며 “국물맛이 깔끔해 여기에 라면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먹으면 일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라면을 주문했더니 낙지를 건져낸 육수에 한 번 끓여 기름을 제거한 라면 사리를 넣어준다.

낙지가 기력 증진에 좋다는 것도 다 알려진 사실. 새끼를 낳은 소나, 병든 소에게 살아 있는 낙지 한두마리만 먹이면 금세 기력을 되찾는다는 얘기는 미식가들이 낙지예찬론을 펼 때 흔히 동원하는 표현이다. 특히 펄에서 잡은 낙지는 개펄의 온갖 영양소를 섭취한 게나 갯지렁이 등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무기질·단백질·아미노산 등이 풍부하다.

영양은 둘째친다해도, 담백하고 깔끔한 박속과 낙지에 라면까지 맛의 궁합이 절묘하다.

▲ 김일순 기자에게 '맛있게 먹는 포즈를 취해달라'고 주문하자, 낙지 머리를 젓가락으로 들어올리고 먹음직스럽게 쳐다보고 있다.
김 기자는 “낙지 제철을 가을이라고 하지만 전 자주 먹어도 낙지가 맛있다”며 “특유의 단맛과 쫄깃한 식감이 좋아 예전엔 하루 점심·저녁을 연달아 여기 와서 식사한 적도 있다”고 했다.

서산식당의 박속낙지가 미식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있는 것은, 싱싱한 낙지를 재료로 쓰는 까닭이다.

안사장 주창순 씨는 “지난 94년 식당 문을 열었을 때 처음 2년은 생태·홍어 등의 메뉴를 팔다가 시댁이 서산이라 오래 생활한 경험도 있고해 박속낙지탕과 새조개 샤브샤브로 메뉴를 바꾼지 13년 됐다”며 “서산개펄에서 매일 잡은 낙지를 산지에서 직송해 쓰기 때문에 맛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교통이 발달되지 않은 시절엔 바닷가를 제외하곤 산낙지를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잔치가 있는 집에선 5일장에 나가 새끼줄에 꿴 죽어 축 늘어진 낙지를 20마리를 엮은 1코 단위로 사다 대나무 젓가락에 둘둘 말아 꼬치를 만들거나 볶음을 해 먹었다.

낙지 제철이라는 가을이 아니어도, 멀리 바다를 찾지 않더라도, 몸이 상하기 쉬운 여름더위를 앞두고 낙지를 맛보면 어떨까. 함께 들어간 박속은 숙취를 풀어주고, 소변 배출을 돕는 작용을 한다고 하니 건강까지 두루 챙길 수 있을 것이다.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동영상 편집=허만진 영상기자 hmj1985@cctoday.co.kr

서산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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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메뉴: 새조개샤브샤브, 박속낙지탕(1만 4000원), 낙지전골, 낙지볶음(대 3만 원, 중 2만 5000원, 소 2만 원)

△예약문의: 042-226-2844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주차: 유료 주차장 사용(주차권 제공)

△주소: 대전시 중구 대흥동 452-104

△찾아가는 길: 엘리제웨딩홀(구 충남예식장) 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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