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연구원 개인별 대외활동 총 2500건·수당 6억 9000만원 달해
업무 특성상 외부활동 불가피하지만 연구원 27명 부수입 연 1000만원 이상

충남연구원. 충남연구원 제공.
충남연구원. 충남연구원 제공.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연구원 소속 일부 연구원들이 외부 강연 등으로 최대 4500여만원의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김태흠 충남지사가 충남연구원은 연구·학술 용역 등 도정 발전을 위한 연구원 본연의 업무보다 외부 활동에 치우치면서 억대 연봉만 받고 있다는 질타가 일정 부분 사실로 확인된 것.

과도한 대외 활동은 연구 등 주 업무에 소홀해질 수 있는 탓에 ‘주객전도’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

12일 충남도와 충남연구원 등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충남연구원의 개인별 외부강의, 자문, 위원회 참석 등 전체 대외활동 건수는 총 250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얻은 수당은 총 6억 9000만원이다.

대외활동에 참여한 인원은 90여명, 1인당 평균 외부활동 건수와 수당은 각각 약 20건, 760여만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연구원의 업무 특성상 타 기관·단체와 협업, 공동 연구 등 외부 활동이 불가피한 면은 있지만 일부 연구원들은 외부 활동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실제 충남연구원이 충남도에 제출한 ‘개인별 외부강의·자문·위원회 참석 현황 및 수당액’을 확인한 결과, 대외활동으로 연 1000만원 이상의 부수입을 얻고 있는 연구원은 27명에 달했다.

충남연구원의 현재 재적인원 127명을 대입해 보면 다섯 명 중 한 명 이상이 부수입을 얻고 있는 것이다.

또 A 연구원은 1주일에 2번 꼴인 100여건의 외부 활동에 참여하면서 4500만원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2차 실국원장 회의에서 "충남연구원의 설립 취지는 도정 발전을 위해 연구 성과를 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다"며 "일부 연구원들은 외부강연으로 연 1억원 정도의 소득을 얻으면서 연구원의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2022년 기준 충남연구원의 1인당 평균연봉이 7788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외부 활동을 통해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셈이다.

도내 사회단체도 과도한 외부 활동은 연구 업무에 소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천안아산 경실련 관계자는 "도 출자기관인 충남연구원의 외부 활동이 지나칠 경우 연구 업무 등 주 업무는 부실해 질 것"이라며 "주객전도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연구원 내부의 감시·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