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소재 군사학과 5곳 입시 경쟁률
2024학년도 2.03 집계… 3년새 반토막
대학 내 ROTC도 인기 예전 같지 않아
지난해 7월 기준 24곳 중 10곳 ‘미달’

군사학과. 그래픽=김연아 기자.
군사학과.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계룡 육·해·공 3군본부와 논산 육군훈련소, 대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방위사업청(이전 예정) 등이 밀집한 ‘국방 수도’ 충청권이 장교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 협약 군사학과의 경쟁률이 3년 사이 반토막이 나고 대학 학생군사훈련단(ROTC) 상당수도 정원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투데이가 25일 진학사 어플라이를 통해 충청권 소재 군 협약 군사학과 5곳의 연도별 입시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평균이 2.03대1로 집계됐다.

이는 2021학년도(4.1대1) 입시보다 2배 이상 떨어진 경쟁률로 학생 사이에서 군사학과의 선호도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난해(2023학년도 1.76대1) 입시와 비교하면 올해 충청권 군사학과의 경쟁률이 오르긴 했지만, 입학 필수조건인 수능 최저등급 등을 감안하면 미달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학가의 분위기다.

충청권 소재 5개 군 협약 군사학과는 건양대·대전대·청주대 군사학과, 충남대 해양안보학전공, 단국대 해병대군사학과다.

해당 군사학과 학생은 대학 4년간 등록금 전액을 군 장학금으로 지원받으며 졸업 후 7년간 군 초급장교로 의무 복무하게 된다. 금전 지원, 직장 보장 등의 안정성을 이유로 한때 대학에서 입시 필승 전략으로도 활용했던 군사학과지만, 현재는 수험생에게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것은 대학 내 ROTC도 마찬가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에 따르면 ROTC를 운영하는 충청권 대학 24곳 중 정원 미달인 곳은 지난해 7월 기준 10곳(41.7%)에 달한다.

전국 ROTC 경쟁률은 2015년 4.8대1로 2022년 2.4대1로 7년 만에 2배 급감했다.

ROTC는 대학 내 학생군사훈련단으로 통상 2학년 때 선발돼 3~4학년 기간 군사교육을 받은 후 졸업과 함께 초급간부로 임관하게 된다. 고등학생·대학생의 장교 기피 분위기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학생 직업 희망조사에서 2016~2022년 고등학생 순위 3~5위를 차지하던 군인이 지난해(11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군사학과와 ROTC의 인기가 사라진 것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흐름 속에 일반 사병의 처우 개선, 장기 복무의 불확실성, 군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군사학 전문가들은 사회가 인구부터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해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장교 육성도 축소해선 안 된다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윤대엽 대전대 군사학과 교수는 "군사학과의 충원 문제는 학과, 지방대, 병역 자원, 장기적으로는 안보 문제"라며 "인구 감소로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일반 사회의 영역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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