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예산 삭감·항우연 압수수색 겹쳐
연구현장 축하 분위기·사기진작 ‘찬물’
기념식 메인 행사도 개최일 연기 거듭

대덕특구 전경. 충청투데이 DB
대덕특구 전경.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산실인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았지만 국가R&D예산 삭감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이뤄지는 등 연구 현장은 뒤숭숭하다.

지난 50년간 대덕특구의 성과와 미래 비전 등을 공유하면서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준비 중이던 대덕특구 50주년 기념식 메인 행사도 예산 삭감과 개최일 연기를 거듭하면서 김이 샌 분위기다.

2013년 당시 열린 대덕특구 40주년 행사 총 예산은 2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번 50주년 행사는 이에 4분의 1수준인 5억원에 불과하다.

2024년도 국가 R&D 예산 삭감이 대덕특구 50주년 잔칫날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등 연구현장 분위기도 어둡다.

올해 초까지만해도 출연연은 대덕특구 출범 50주년 맞이 새로운 연구과제 선정, R&D 혁신체계 강화 등 각 연구원의 임무와 역할을 재정립하며 혁신성장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저마다의 계획을 내놨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R&D 예산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현재는 예산 삭감 원상 회복에 방점을 두고 전력투구 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은 지난달 31일 열린 과학기술인과의 간담회에서 R&D 예산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예산 삭감분 전체를 원상복구하는 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R&D예산 삭감에 따라 연구 현장의 그늘이 짙어진 상황 속 지난달 31일에는 항우연에 대한 압수수색도 이뤄졌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퇴직 절차를 밟던 항우연 연구원 4명이 누리호 개발 등 기술 정보가 들어있는 하드디스크 등 저장장치를 항우연 바깥으로 반출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4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잇따른 과학기술계 이슈들에 연구현장의 피로감이 커진 상황 속 대덕특구 50주년 행사가 열리면서 일각에선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학기술계 관계자 A씨는 “R&D 예산 삭감, 출연연 수장 공백 장기화 등으로 연구 현장의 사기가 정말 많이 떨어져 있고, 대덕특구 출범 50주년 기념식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며 “과학기술인들을 위한 50주년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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