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보석 캠페인> 9 미래의 폴 포츠를 꿈꾸는 정은 <1>
교회 합창단서 꿈 키웠지만 코로나로 중단
아쉬움 묻고 공부 열중… 성적도 꾸준히 올라
고등학교에서 전문적 가창 배울 수 있게 돼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지역 소외계층 청소년의 꿈과 자아실현을 돕는 ‘숨은보석찾기’ 캠페인의 아홉 번째 주인공은 가정 형편에 성악가 꿈을 가슴 속에 묻어뒀던 이정은(17·가명) 양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타공인 실력자로 꼽혔던 이 양. 그는 오랜 꿈을 펼치고 싶었지만 전문적으로 음악을 배울 기회는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와 ㈜유토개발, 충청투데이는 이 양과 같은 ‘숨은 원석’이 차별 없는 교육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나섰다. 올 한 해 캠페인 장학금을 통해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게 된 이 양의 사연을 전한다. <편집자 주>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의 정은. 교회에서 합창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가장 먼저 달려갔다. 어릴 적부터 노래를 부르는 게 좋았기 때문이다. 합창단에 입단한 뒤에는 여러 공연과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합창단을 이끌고 있던 지휘자는 정은에게 제안했다. 실력이 충분하니 음악을 진로로 선택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은 수차례 이어졌지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어린 나이에도 음악을 배우기 위해선 돈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은은 더욱 열심히 합창단 활동을 하며 속상한 마음을 잊으려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정은에게 허락되지 않았다. 중학교 2학년 무렵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을 휩쓸자 합창단 활동은 전면 중단됐다.

정은은 가슴 속에 음악에 대한 꿈을 묻은 채 학업을 이어가야 했다. 그의 아쉬움은 공부의 원동력이 됐고 성적도 꾸준히 올랐다. 그렇게 정은의 꿈은 서서히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하늘도 정은의 노력에 감복한 것일까. 기회는 뜻밖의 상황에서 찾아왔다. 정은이 진학한 고등학교에서 그는 전문적으로 가창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 시간 만큼은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고 마음껏 즐겼다.

수업을 담당하던 교사는 ‘한국의 여자 폴 포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평가를 내놨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 환경과 사고로 인한 어려움에도 불구,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 가수로 우뚝 선 폴 포츠. 이러한 평가에 가슴 속에 묻어둔 성악가의 꿈도 뜨겁게 타올랐다. 하지만 호평엔 단서가 있었다. 발성과 성량 등 기본적인 실력은 출중하지만 앞으로 체계적인 심화 교육과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교사는 정은에게 적극적으로 성악가의 진로를 권유했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망설이는 정은의 부모까지 설득했다. 정은은 한때 포기하려 했던 꿈에 다시 한 번 도전할 발판을 얻게 됐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다음화에 계속>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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