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획서 제출부터 잡음, 과학공학원 설립 이견
“탈락 이후 더 큰 숙제 남게 돼” 동력 상실 우려도

충남대학교(왼쪽), 한밭대학교(오른쪽)
충남대학교(왼쪽), 한밭대학교(오른쪽)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학 간 통합을 추진 중인 충남대학교와 한밭대학교가 글로컬대학30 사업 신청과정에서 불협화음을 빚은 데 이어 탈락 이후에도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대학 안팎에서 탈락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진 데다가 두 대학의 통합 논의에 대한 동력 상실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충남대와 한밭대에 따르면 두 대학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 혁신기획서를 공동 제출하기로 하고 관련 TF와 위원회를 통해 함께 기획서를 집필해왔다.

이후 지난달 말 기획서 제출 마감 시한이 도래하자 TF 등은 충남대에서 공동 혁신기획서를 한국연구재단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마감 시한이 지난 뒤 한밭대 측에서도 혁신기획서가 추가로 제출됐다.

본보가 입수한 두 기획서는 표면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나 한밭대 덕명캠퍼스의 활용 방안에 대한 구성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한밭대가 제출한 기획서는 한밭대 덕명캠퍼스에 IST과학공학원을 설립한다는 내용이 동일하게 포함됐지만 세부계획이 다른 항목과 달리 공란으로 작성됐다.

이틀 뒤에는 오용준 한밭대 총장이 담화문을 통해 IST과학공학원에 대한 이견을 외부에 드러내면서 기획서 추가 제출 문제와 결부돼 논란을 낳고 있다.

한밭대는 IST과학공학원으로 공학계열의 전면 재배치와 특임총장직 신설 등을 요구했으나 충남대는 물리적으로 공과대학 전체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컬대학 사업에서도 탈락하자 일각에서는 통합에 대한 이견과 의지 부족으로 선정되지 못했다는 책임론까지 번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글로컬대학 사업의 막대한 예산 지원을 통해 대학 간 통합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탈락한 지금은 동력 상실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며 “탈락 이후 앞으로 큰 숙제가 남게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이번 사업이 정량 지표가 아닌 정성 평가로만 이뤄진 데다가 선정 대학의 기획서만 일부 공개돼 이를 바탕으로 탈락 사유 등을 추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교육부는 기존 진행했던 사업들과 마찬가지로 탈락 사유를 밝히지 않을 계획이며 여러 명의 평가위원이 개별 점수를 입력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용준 총장은 이날 다시 담화문을 통해 “양교가 함께 추구한 통합 기반의 담대한 혁신에 대한 신념은 여전히 확고하다”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다만 두 대학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는 이의신청 여부를 두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충남대는 이의신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지만 한밭대는 이의신청에 따른 차년도 사업 신청시 불이익 가능성 등 유불리를 살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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