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인구보건복지협회대전충남지회 인구교육강사

여성이지만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전까지는 ‘일과 가족’에 대해 그리 깊이 있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은 그냥 일이었고, 가족은 그냥 가족이었던 것이다. 점점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과 가족’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일반적으로 ‘일과 가족’의 양립이 적절하고 평화롭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역할과 가정적 역할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측 가능하거나 또는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과 가족’ 간의 갈등을 이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는 시점이 된 듯하다.

‘일과 가족’의 양립은 현재의 국가 지원 환경으로서는 가족보다는 일에 치중이 되어 있어 앞으로도 인구정책에 있어서는 ‘가족 중심의 국가 지원 정책’이 무엇보다 필요한 과도기를 지나쳐 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라는 가정생활에서 생기는 다양한 요구를, 일을 하면서도 충족이 될 수 있는 국가 또는 직장의 지원이 우선 전제되어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에게는 결혼과 양육이라는 가족을 생각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한의 ‘가족 친화적’이라는 의미는 ‘직장과 가정에서의 조정과 조화, 양립과 균형’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일과 가족의 양립 관계’가 자주 이슈화되면서 재정립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가족 중심의 가치관보다는 여성의 경제활동 영역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등 관심사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 왜 관심사가 변화된 것일까?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과거의 시간에는 성적인 역할 분담이 되어, 기혼여성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여 왔지만, 여성의 사회활동 영역이 확대된 지금의 시점에서는 가사노동에 대한 전담 역할을 따로 둘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이것을 지금의 세대는 어느 정도 평등적으로 인정을 하고 있지만, 여성의 임신과 출산, 일시적 양육 등은 오롯이 여성이 전담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여성의 임신과 출산, 일시적 양육 등에 대해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반영하여 여성의 가사 노동을 사회활동으로 인정하는 국가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구분할 수 없는 여성만의 역할을 국가가 사회활동으로 보상을 하게 된다면 근본적인 현대인의 가치관 정립에 크나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만의 역할을 마치고 자연스럽게 사회에 다시 합류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가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를 이루는 단위인 가족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와 직장, 가족과 개인이 이러한 관점에 공감이 되기 시작한다면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은 반 이상의 성공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인식의 차이였기에 이를 좁힐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인구정책에 누구보다도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이러한 인구정책과 젠더 인식의 전환을 전담하고 있는 일선의 한 사람으로서, 자라나는 새싹과 꿈나무들에게 인식의 씨앗 하나하나를 심어 그중에 누구라고 공감해 준다면 오늘도 그 보람과 자부심으로 내일의 씨앗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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