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농협 청주교육원 교수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도 한다. 매해 1년을 보내며, 아쉬워하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다시 희망찬 기대를 갖고 새해를 맞이한다. 새해를 맞이하며 다양한 결심과 기대를 하게 된다. 그리고 혹자들은 그 결심은 깡그리 잊은채 다시 1년을 살아간다.

2022년 임인년이 시작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새해 결심한 다짐들은 잘 지켜지고 있는지 돌아보며 다독여야 할 때다.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1월로 따지면 벌써 5분의 1이 지나갔다는 것이며 그만큼 시간은 훅 지나간다. 첫 출발부터 흐지부지하고 방향을 잡지 못한다면, 올해도 결승점에 도달하는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1년 중 어느 하루가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겠지만, 모든 날을 소중한 하루로 만들기 위해서는 첫 스타트를 매몰차게 끊고 나가야 한다. 주변에 우리의 시야를 방해하는 것들과 유혹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떨쳐버리기 위해 독한 마음을 품어야 할 때다. 때로는 피곤한 몸을 억지로 움직여 운동이나 헬스를 통해 건강을 지켜야 하고, 누워 TV를 보며 안락하게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독서나 가족 간 대화를 해야할 수도 있다. 또 참기 힘든 먹는 것에 대한 유혹을 떨치고 살과의 전쟁에 돌입해야 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전쟁을 일주일 해보면서 더는 못하겠다고 벌써부터 패잔병의 모습으로 돌아서거나, 내일부터, 아니 다음주부터라고 미루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다시 잊어버린 첫날의 결심을 떠올리고, 마음을 다독여야 할 때다. 자신과의 약속을 오늘 지켜내면, 내일 또다시 지켜낼 힘과 희망이 생긴다. 반대로 오늘 주저하면, 내일은 주저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안다. 그러기에 주변의 어떤 조언이나 잔소리보다 내면으로부터의 다독임으로 자신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정채봉 시인의 첫마음이라는 시에 제일 처음 나오는 단락은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으로 시작한다.

나는 첫 마음을 결심하는 것 못지 않게, 1년을 살아내는 게 중요함을 이야기하는 구절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첫 마음을 이미 잘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을 칭찬으로 다독여주고, 벌써 잊고 있거나 힘들어 포기한 사람들이라면 다시 한번 자신에게 용기 주는 말로 다독여주어야 할 때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작은 것이라도 이루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그리고 올해 다짐한 첫 마음도 그때처럼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결심이라고 용기를 주자. 좀 더 미루지 않고, 지금 바로 다시 일어서 보자. 아니 결심한 것에 10분의 1이라도 지금 당장 행동에 옮겨보자. 이대로 주저앉으면 첫 마음을 잊은 채 1년을 시간에 휘둘려 살아가게 되겠지만, 자신을 독려해 일어난다면, 정채봉 시인은 이런 사람이 될 거라고 이야기 해준다.

" 이 사람은, 그 때가 언제이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모든 독자들이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지는 삶을 날마다 살게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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