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국 대전세종충남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피해가 극심하다.

2년여에 가까운 시간동안 대부분의 대면 행사가 취소되면서 인쇄물 제작이 급감한 우리 인쇄 업계 역시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다.

인쇄물은 모든 유통에서 필수적이라 일반적으로 경제가 활성화 될 때 인쇄물 수요가 늘어난다.

하지만 코로나로 행사취소뿐 아니라 경기까지 장기간 침체를 겪으면서 인쇄업의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또 다른 요인으로 대전세종충남 지역 인쇄업체들은 고통 중 하나는 수도권 업체들의 물량 독식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세종시에는 정부 부처가 내려 온 지도 여러 해가 지났지만 지역의 인쇄 물량은 서울과 경기 등 자본력과 영업력이 월등한 타지 업체들이 독식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 조합이 관할하는 지역임에도 지역 업체들은 수주를 받기 어렵고 수도권의 소위 ‘가방 장사 업체’ 들이 인쇄물량을 싹쓸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조합이 아무리 노력을 해봐도 중앙 공공기관들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역 인쇄업체들의 어려움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토부 사업으로 대전의 인쇄 특화 거리에 도심재생뉴딜사업을 추진하면서 인쇄 협업공장이 입주할 경우 임대료를 면제 해준다고 담당자들은 공언했다. 이에 인쇄조합은 협업공장 입주를 전제로 적극적인 협조를 해왔으나 준공이 되고 나니 인쇄업체들에게 임대료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 예산을 받아 도심재생사업을 진행하면서 원주민이나 다름없는 영세한 인쇄업체들에게 임대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원도심 재생사업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전국 3대 인쇄 특화거리로 유명했던 대전지역의 인쇄업체들은 안팎으로 어려움에 시달리면서 이제는 존재 가치가 위협받고 있다. 대전시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 및 재건축이 중 하나가 인쇄 특화거리에서 진행 중이다, 인쇄는 특성상 도심형 산업이고 협업 사업이다. 중동, 정동, 삼성동에 자리잡고 있는 인쇄 업체 500여 곳 중 250여개 업체가 떠나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시와 지자체는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전의 관문인 대전역앞 도심 상권을 와해 시키면서 아파트를 지어야만 하는 것인가. 100년 후의 미래까지 대전의 고유 색깔을 살리기 위한 노력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위해 천편일률적인 재건축이 과연 옮은 것인지 묻고 싶다.

100여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인쇄 특화거리와 약전거리 업체들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시와 지자체에서는 반드시 대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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