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필자는 지역 현장에서 소통하고 애로사항을 들으면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매주 2∼3곳의 중소기업을 방문한다.

이제 막 창업한 신생기업부터 소상공인, 영세기업, 성장기업 등 지역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이면 가리지 않고 찾아다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듣게 된다. 이전에는 자금이나 판로가 어렵다는 얘기를 주로 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얘기를 주로 듣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고용의 미스매치 현상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는 원인은 임금 등 구직자들의 기대 수준과 기업이 구직자들로부터 원하는 직무역량의 차이 그리고 중소기업에 대한 세부적인 정보 부족으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과 양질의 일자리가 수도권 집중돼 있는 등 복합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혁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경제가 일상화되고 있다. 또한 우리 경제는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등 기업의 경영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급변하는 경영환경의 대응 차원에서 인재 확보를 위한 지역의 중소기업들의 투자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의 인력난 완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지원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첫째, 신기술 및 신사업분야의 전문인력 양성이다. 신산업분야의 중소기업 현장에서 즉시 활동 가능한 전문기술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중소기업 계약학과 등을 통해 신기술 프로그램, AI 스타트업 인력을 양성하는 ‘이어드림(year-dream)’, K-디지털 트레이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신기술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장기 재직을 유도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청년재직자 내일채움공제 일몰기한을 1년 연장하고 ‘중소기업 복지플랫폼’ 가입자를 확대해 나간다.

한편 중소기업 근로자의 거주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장기 근속자를 주택 특별공급 대상자로 추천을 하고, 테마형 매입 임대주택 공급 시 청년 스타트업을 우대하고, 산업단지 근로자의 숙소 및 통근버스의 임차료를 지원하고, 기숙사 설치 시에는 정책자금의 융자 한도를 확대하는 등 중소기업 근로자의 장기 재직을 유도하고 있다.

셋째, 창업과 벤처기업의 인재 유인제도를 개선한다. 창업 및 벤처기업의 인재를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기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스톡옵션 행사이익에 대한 과세특례 요건을 완화하는 등 세제 혜택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벤처기업의 맞춤형 인재 유입을 위해 온라인 공동 채용과 공동 훈련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넷째, 기업의 사업전환 및 재직자 직무전환을 지원한다. 개별 중소기업들이 디지털화와 저탄소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가칭 ‘구조혁신 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사업전환 범위를 확대해 중소기업의 신사업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고용위기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를 위한 맞춤형 직업훈련 과정을 개설해 장기 유급휴가 훈련을 지원하고, 노동전환 지원금을 신설할 계획이다.

끝으로 일자리 창출 및 유지기업 등에 보증을 비롯한 정책자금 지원을 우대하는 한편,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중소기업 바로 알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존경받는 기업인’, ‘명문장수기업’, ‘청년친화 강소기업’ 등 근로자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기업을 발굴해 홍보할 계획이다. 앞으로 디지털 혁명, 비대면 경제, 탄소중립 등 산업 트랜드의 변화에 대전세종지역 중소벤처기업들이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수 인력의 확보와 유지가 절실하다.

하지만 청년인구의 감소 등으로 지역의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 중앙정부, 지자체, 기업 등의 경제주체가 합심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극복해야 한다.

특히, 지역의 중소벤처기업들이 저마다의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을 유치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인력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지역의 중소벤처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인력 걱정없이 기업하는 환경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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