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훈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이번 겨울은 참 춥고 눈도 많았다. 추위에 거처를 정하지 못한 거리 노숙인들, 난방비로 걱정하실 어려운 이웃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특히 코로나19(이하 코로나)로 생업이 망가진 자영업자들을 볼 때면 마음이 쓰이는 겨울이었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62일간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희망2021 나눔캠페인’을 전개했다. 사실 캠페인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좀처럼 캠페인 분위기가 잡혀지지 않아 시름이 깊었다. 나름의 비대면 모금방법을 개발해 확산시키고 홍보에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아직 우리사회가 대면문화에 익숙한 터라 캠페인 전반부 동안은 나눔온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아 밤잠을 설쳤던 때도 많았다. 하지만 대전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코로나도 꺾지 못했다. 나눔온도가 저조하다는 언론보도가 알려지면서 시민들께서는 너나 할 것 없이 나눔에 동참해 주셨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서 대전지역 향토기업들의 나눔참여는 그 어느해 보다 돋보였다. 기업 상황도 녹록지 못할텐데 나눔온도 10도를 올려준 기업이 있었는가 하면 대다수의 기업들이 과거보다 기부 액수를 높여서 나눔에 동참했다. 시민들의 미담사례도 그 어느해 보다 많았다. 어느 시민은 60세 생일을 기다렸다가 아너소사이어티로 나눔에 동참했고 한 익명의 기부자는 정기적금을 찾아서 기부에 동참하기도 했다. 공모전 수상금 전액을 기부한 초등학생도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십시일반 나눔에 동참한 결과 대전의 나눔온도는 125.5까지 끓어 오를 수 있었다.

이번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전시민의 나눔의 DNA는 여실히 발휘됐다. 지난해 연중 코로나 특별모금, 수해이재민돕기 특별모금 등 두번이나 계획에 없던 특별모금을 실시해온터라 기부자에게 부담이 될 연말 캠페인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무색하게 할 만큼 대전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코로나의 한파를 뛰어 넘었다.

이제 저희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해야할 일은 더욱 분명해졌다. 시민 여러분께서 소중하게 참여해 주신 나눔이 허투루 쓰여지지않고 꼭 필요로하는 이웃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심부름꾼의 역할을 잘 감당토록 하겠다. 그것이 시민 여러분이 사랑의열매에 맡겨 주신 책무라는 것을 더욱 마음 깊이 느끼게 된 ‘희망2021 나눔캠페인’이다.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곧 파란 새싹이 돋아나는 새봄이 찾아 올 것이다. 새봄에는 시민 여러분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고 마음의 걱정도 눈녹듯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대전시민 여러분들과 늘 함께할 것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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