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휘헌·충북본사 취재부 기자

“자유가 없는 삶은 인류가 살아왔지만 평화가 없는 삶은 인류가 살지 못했다.”

대학 수업시간에 교수가 해 준 이야기다. 독일의 법학자인 마르틴 크릴레(Martin Kriele)가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제한을 받는 지금 가장 많이 떠오르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후 9시 이후에는 매장내 영업이 금지, 5인 이상 모임금지 등 자유가 침해당하고 있다. 현장에 자영업자·소상공인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모두가 합심해 똘똘 뭉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빼앗긴 평화를 되찾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점점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이들은 더 버티기 힘들다는 호소를 하고 있고 이를 다시 풀이해보면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평화를 찾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고 있지 않나 싶다.

‘빵이 없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다(에리히프롬·철학자)’라는 말처럼 밥 먹고 살기 힘든데 평화가 찾아올 리 만무하다. 평화의 화(和)자도 풀이해보면 벼 화(禾)에 입 구(口)를 합친 글자로 공교롭게도 밥 먹고 사는 일은 인간사에 정말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도 모든 국민이 ‘어렵다’, ‘힘들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코로나19로 달라진 여건과 함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영 신통치 않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조금만 더 참아달라’, ‘여러분 덕분이다’이라는 약발도 다 돼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4차 산업혁명, 미래신산업 대비 등 미래먹거리를 위한 대비도 중요하지만 가장 기본인 의식주(衣食住) 해결을 위한 취업, 자영업자·소상공인, 취약계층 등의 정책 집중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코로나19로 피로도가 높아진 국민을 케어(care)할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

국민도 해야 할 일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모두가 똘똘 뭉쳐 싸우는 이때 자신의 자유가 일탈이 아닌지에 대한 의심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방심은 금물이고 지금까지 잘해온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가 필요하다.

정부·지자체와 국민의 합심으로 하루빨리 사랑하는 사람과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식사하는 그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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