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 홈페이지 캡쳐.

☞코로나에 선별진료소만 생긴게 아니었다. 우리 마음 속에도 ‘선별진단소’가 생겼다. 좁아진 일상에 모든걸 줄여야 했다. 모든 건 '취사선택'이었다. '음식'이 그랬다. 어쩌다 한번 식당을 가면, 정말 잘 골라야 했다. 언제 또 올지 모를 외식의 기회다. 기왕이면 정말 맛있는 걸 먹고 싶었다. '사람'도 다를 바 없었다. 가족도 잘 못 보고 산다. 굳이 안 친한 사람과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 핑곗거리도 좋았다. "이 시국에?" 한마디면 됐다. 자연스레 정리되고 또 선을 긋게 됐다. 소중하지 않은 것과 '거리 두기'를 실천했다.

☞코로나에 관계를 더 생각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의외의 부작용은 있었다. 부부도 예외가 아니었단 점이다. 코로나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재택근무가 늘었다. 그래서 회사도 잘 안 갔다. 부부는 원치 않게 붙어있게 됐다. 그러다 보니 부딪혔다. 남편들은 '삼식이(집에서 삼시 세끼 먹는 남자)'가 됐다. 아내들은 '화쟁이'가 됐다. 부부 시간이 늘어나니 싸움 시간도 늘었다. '코로나 레드'가 불화를 불렀다. 지난해 봄부터 이혼율은 달마다 늘었다. 외국도 그랬다. 신조어까지 나왔다. '코비디보스(Covidivorce)'다. 코로나19(Covid)와 이혼(divorce)의 합성어다.

☞코로나에 이혼은 콘텐츠가 됐다. 심지어 신개념 예능까지 등장했다. 미혼·결혼·육아를 넘어 이젠 ‘이혼 예능’이다. 과거 ‘사랑과 전쟁’은 이혼 과정을 그렸었다.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는 그 이후를 그린다. 이혼한 연예인·셀럽 부부가 한 집에서 생활한다. 그 자체만으로 파격적이다. 연예계 대표 부부였던 이영하-선우은숙도 나온다. 젊은 크리에이터 前 부부도 나온다. 듣도 보도 못한 예능인지라 늘 화제다. 시청률도 평균 8%로 종편 치고 높은 편이다.

☞코로나에 현실은 더 잘 보이게 됐다. 피하고 싶어도 마주해야 했다. 이제 이혼은 드물지 않다. 좋은 일은 아니지만, 죄는 아니다. 각자가 행복해질 권리는 있다. 하지만 책임은 뒤따른다. 자식이 있는 부부는 더 그렇다. 아이는 죄가 없다. 그리고 선택하지 않았다. 아이의 몫까지 신중해야 한다. 결혼도, 이혼도 참 어렵다. 예능을 보다 보니 이혼이 끝이란 생각이 안 든다. 한때 평생을 약속한 사이다. 만나진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인생에 남는다. 이혼한 부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있다. "그때 대화했더라면…". 말을 안 하면 모르는 일들이 있다. 소통이 있어야 이해도 있다. 이혼할 땐 하더라도, 한 번은 툭 터놓고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 김윤주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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