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야, 너도 어서 밥 먹어라. '먹고 대학생'이란 말도 옛말이다. 공연히 있는 집 자식들 따라다니면서 놀고다니다간 후회막심이다. 청춘의 낭만이니 시대를 고민하는 젊은이니 하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그저 쳐박혀서 공부하는 게 남는거다. 밤 늦게까지 도서관에서 버티려면 많이 먹어둬야 한다.
여보 마누라야, 반찬이 이게 뭔가. 공부하는 아들놈들 영양에 신경 좀 써야지. 뭐라고? 추석물가 때문에 찬거리 가격이 만만치 않다고? 그려그려 내가 술을 줄이고 담배를 끊을 게. 그러니 저놈의 세금고지서는 제발 눈앞에서 안보이게 좀 해줘. 어이구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오늘은 일거리가 좀 있을런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어디는 경비원만 해도 내 나이정도 되면 연봉이 1억이라든디. 나는 연봉 1억 안줘도 좋으니께 그나마 경비원 자리라도 하나 났으면 좋겄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