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윤달 앞두고 "상서롭지 않다" 속설따라

'윤7월(8월 24일∼9월 21일)이 오기 전에 서두르자.'

17일 충청지역 주요 산부인과 병원과 웨딩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4일부터 시작되는 윤달을 피해 출산과 결혼 등을 하려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언제부턴가 윤달이 '상서롭지 못한 달'이라는 터무니없는 속설이 퍼지면서 이때 출산이나 혼례 등을 기피하는 '윤달 신드롬'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대전의 A산부인과 병원 관계자는 "조기 출산, 특히 유도분만이나 제왕절개 등 인위적으로 출산 시기를 조절할 수 있는 경우는 예외없이 윤달 출산을 거부하고 있다"며 "심지어 자연분만을 앞둔 임산부까지 윤달 출산을 피하기 위해 분만 예정일을 3주 이상 앞당겨 줄 수 없겠냐고 문의하는 진풍경이 연출돼 설득에 진땀을 뺐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임신기간이 38주를 넘으면 태아에게 큰 무리가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산모의 요청을 받아들이지만 진통이 올 때 자연스럽게 출산하는 게 태아에게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혼인도 마찬가지다. 충청권 유명 예식장들의 이달 말 예약은 거의 전무하거나 올 상반기 평균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윤달에 집안행사를 치르면 안 좋다'는 속설 때문에 결혼식을 앞당겨 치르거나 아예 멀찌감치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보통 한 달에 30쌍 이상을 탄생시켰던 대전 P웨딩홀의 경우 다음달 중 예약은 5건 미만이다.

반면 윤달이 끝나는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결혼식 예약은 대부분 마무리돼 대조를 이룬다.

오는 11월에 결혼하려고 예식장을 잡고 있다는 남현수(29·대전 서구 도마동)씨는 "집안의 큰 일을 구태여 남들이 좋지 않다는 날에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역학인 이상엽씨는 "윤달은 운명학적 개념과는 관계가 없다"며 "윤달에는 모든 일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역학적으로 근거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권도연·송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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