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분위기에 가족·연인 새문화 코드로

▲ 커피향에 젖고 책향기에 취할 수 있는 북카페는 도심 속 문화공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한낮 무더위는 여전하지만 어느덧 입추도 지나 가을로 가는 길목에 들어섰다. 휴가니 방학이니 들떴던 마음이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에 가라앉는 것이 못내 아쉽고도 허전하기만 하다.

친구를 만날 때면 관성에 이끌려 찾아가던 시끄럽고 번잡한 카페 대신 호젓한 분위기의 북카페를 찾는 것은 또 어떨까. 차를 마시며 책도 읽을 수 있는 북카페가 우리 주변에도 여럿 생겼다.

다른 사람들보다 한박자 빨리 가을, 그 여유로운 독서의 계절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아늑한 분위기의 북카페를 찾아보면 어떨까.

진한 커피 한 잔과 독서, 그리고 마음을 두 배로 풍요롭게 만드는 그 무언가가 북카페에 있다.

◆독서문화 첨병, 책 읽으며 가을 즐긴다= 북카페는 이미 수다만 떨다 시간 때우던 이전의 카페보다 진일보한 새로운 문화 코드로 우리 주변에 다가오고 있다.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에 새로 생긴 북카페 '리브리스'는 유럽풍의 2층의 집을 연상시키는 세련된 북카페다.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좌석과 함께 연인끼리 앉을 수 있는 좌석이 창가를 따라 놓여있다.

미술사 책과 세계의 미술대전 및 화집은 물론, 외국 인테리어 잡지와 패션·스포츠 잡지 등 100여 종의 다양한 주제의 잡지가 벽면을 따라 일목요연하게 진열돼 있다. 벽면을 따라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고, 간단한 빵과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는 리브리스는 음악·미술·책·음식에 대한 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이다.

대전시 중구 은행동 계룡문고 2층에 있는 북카페에서도 카페의 분위기를 즐기며 조용히 공부할 수 있다. 40여 평 크기에 편안한 분위기로 서점을 찾는 고객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지역민을 위한 각종 교육 문화행사를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서점에 비치된 책을 읽을 수 있는 이곳은 평일에는 젊은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연인이나 대학생들이 주 고객이다. 커피나 녹차 등의 음료는 대개 1900원 선으로 저렴하지만 맛은 커피전문점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하루 종일 책을 읽어도 무방하다.

여자친구와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직장인 홍성필씨는 "시내에서 데이트를 즐긴 뒤 이곳에 들르면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면서 "저렴한 가격에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책을 읽는 맛이 일품"이라고 말했다.

◆이런 점 2% 부족하다= 북카페의 부족한 점도 더러 있다. 대부분은 유명한 북카페라 하더라도 읽을 만한 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북카페들이 신간을 사서 비치할 만큼의 성의와 여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더 큰 책임은 이용자에게 있다. 책 내용 가운데 일부를 찢거나 함부로 다뤄 훼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때문에 대전 유성구 궁동에 문을 연 북카페 '부드러운 직선'은 최근 비치해뒀던 신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공간으로 인테리어 개편 중이다.

부드러운 직선의 유현정 사장은 "6년 전 300권 이상의 책을 비치한 대학가 북카페로 문을 열었지만 책을 계속 교체 하기 쉽지 않았다"며 "북카페는 아니더라도 읽고 싶었던 책 한 권 들고 찾오면 좋을 공간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훈서적은 다음 달 중순 경 대훈서적 중앙점에 북카페뿐 아니라 각종 문화 코드를 반영한 복합문화관의 오픈을 예고, 지역 서점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대훈서적 관계자는 "보다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읽고 지성적인 대화를 나누고 싶은 현대인들의 심리에 의해 북카페가 많이 생겨나는 듯하다"면서 "책과 함께 음악·미술 등 다양한 문화적 소양을 넓힐 수 있는 100평 규모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