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잠정목록 등재 추진연구 보고회
분석결과 “세계문화유산 가치 충분”
4월 신청자료 완성·10월 초안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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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수리시설인 의림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천시는 9일 ‘의림지 유네스코 세계문화 잠정목록 등재 추진 연구 중간 보고회’를 통해 이처럼 판단해 등재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의림지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는지를 연구한 한국정책능력진흥원은 “의림지가 수전(水田) 농업 단계에서 ‘어미 못(親池)’과 ‘아들 못’(子池)의 이중구조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고대 수리시설의 이런 이용 방식은 지금까지 국내 학계에 보고된 적이 없는 매우 독특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의림지 축조 방식은 고대 토목공법인 부엽공법(敷葉工法)을 주요 기술로 삼았으며, 소성(燒成) 과정을 통해 점토층의 견고성을 강화하는 등 1차 농업혁명의 유산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가치에도 의림지는 최근 10년간 유적 사업이 ‘보존’보다는 ‘관광개발’에 치우친 점, 인근 지역 주민의 반대 등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실제로 의림지는 원형 훼손을 이유로 몇 년 전 국가 중요 농업유산 등재에서 제외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의림지가 선사시대 및 고대문화 유산 흔적과 함께 인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수륙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뿐 아니라 농경사회 발전 양상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보고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는 4월까지 등재 신청 자료를 완성하고 10월까지 신청서 초안을 작성하는 데 이어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내외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잠정목록 등재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림지는 삼한시대 3대 수리시설 가운데 현존하면서 지금까지 관개 기능을 수행하는 유일한 저수지로, 2006년 국가명승 제20호로 지정됐다. 우륵이 축조했다는 설과 조선 세종 때 현감 박의림, 세조 때 정인지가 축조했다는 설이 있지만 5세기 후반 이전 삼한시대 저수지라는 게 학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의림지 둘레는 2㎞, 면적 15만 8677㎡, 저수량 661만 1891㎥, 수심은 8~13m 정도다.

제천=이대현 기자 lgija2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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