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충남도 기획관리실장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 3일간 충남도는 ISO 9001에 대한 사후 인증을 한국생산성본부로부터 받았다.

충남도의 행정 품질이 적어도 국제기구가 정한 기준(ISO 9001)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는 것은 평가위원들의 지적 사항에 내포된 문제점들 때문이다.

우선 정책을 추진하고 난 후 환류기능(Feedback)이 약해 착오와 오류가 반복되고 있고, 규제 업무의 경우 도민의 준법의식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 사업 계획 자체가 추상적인 용어로 목표를 정하고 있어 행정 성과를 측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는 공공 행정이 갖는 한계이고 문제점으로 간과할 수도 있는 사항이나 굳이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것은 충남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가 크기 때문이다.

충남은 신행정수도 입지가 연기·공주지역으로 결정됨에 따라 새로운 변혁의 중심에 서게 됐고, 이미 15여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는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한 삼성TFT-LCD 등 첨단산업은 우리나라 발전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산업생산지수에 있어 충남은 전국 평균 129를 훨씬 초과해 176을 기록한 것만을 보아도 우리나라 국부 창출의 새로운 중심지로 부각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그동안의 국가발전이 수도권과 울산·포항·창원 등이 중심을 이루어 왔다고 한다면, 이제 충남을 비롯한 충청권이 새로운 성장동력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Heart of Korea, 21세기 대한민국 발전의 심장부로 도약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신행정수도의 건설이든 최첨단 산업의 입지이든 모두 충남이 선택해 일으키는 변화가 아니라 외부로부터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는 현상이다.

이렇게 충남이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는 경우 이 땅에 누대를 살아왔던 충남인들의 삶의 터전이 붕괴되고 외부에서 유입되는 사람들을 위한 발전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충남은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변화를 강요당하며 이끌려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충남도의 행정이 서 있는 것이다.

충남인의 꿈이 '미래 삶의 질적 향상'에 있다고 한다면 도정이 선도해 변화를 예측하고 계획적으로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

충남도가 이끌어 가야 할 변화의 시기는 벌써 시작이 됐고,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돼 있다.

따라서 도정의 의사 결정 체계를 혁신해 효율성을 기하고 ISO 9001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착오와 오류를 최소화해 고품질 도정을 실현하고 그 성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무원과 도민이 함께 변화의 위기의식을 갖고 '변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각오와 '작은 변화라도 소홀히 넘기지 않겠다'는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10여년 전 걸프전에서 미사일 공격의 명중률이 16%밖에 되지 않았으나,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76%의 명중률을 보여 주었다.

어떻게 가능하였을까. 작은 문제라도 간과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끝없는 개선의지가 그러한 성과를 낸 것이다.

앞으로 충남이 끝없는 개선의지로 고품질 도정을 이루어 낼 때만이 변화를 주도해 발전의 이익을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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