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경제과학부장

▲ 김도훈 경제과학부장.
밀레니엄 시대 들어 처음 치러진 대통령 선거가 마침내 선택의 종지부를 찍었다.

제16대 대통령 선거는 해방 이후 우리 정치사를 획일적 구도로 이끈 3김(金)의 정치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의 틀을 마련한다는 데 국민들은 정서를 같이했다.

각 후보들은 선거에서 치열한 설전과 공방을 벌이면서 자신들의 공약을 내놓았고, 추종 세력들은 논리를 비약하면서까지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교언영색(巧言令色)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냉철한 이성으로 엄중한 선택의 심판을 내렸다.

공정한 국민의 심판이 내려진 이상 승자와 패자 모두가 선택의 의미를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새 대통령은 포용과 통합의 정치로 이격된 국민들의 간격을 메워야 하는 것이 또 하나의 큰 과제이다.

이번 대선에서 각 당의 정책대결도 만만치 않았다.

정책토론에서 후보들은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경제논리를 제시하면서 대결을 벌였다.또 자신들이 서민들의 어려운 형편을 제일 잘 헤쳐나갈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후보들간 즉흥적인 말싸움이 지나쳐 국민들은 명확한 정책비전 제시에는 미흡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정책 제시가 국민들에게 얼마나 흡족했으며, 선택의 결정에 진정한 잣대가 됐는지에 의구심을 남게 한다.

그러나 이제는 쟁점과 논쟁을 덮고 21세기의 첫 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안과 정책의 개발이 시급하다.

새 대통령도 21세기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고 새천년의 모토가 되는 역사를 쓴다는 각오로 향후 5년간 포용과 통합으로 국정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갈수록 황폐화되고 있는 농촌, 교육의 붕괴, 과학기술의 침체, 노동의 귀중함, 사회 가치관의 붕괴, 황금만능주의 만연, 국토의 균형 발전, 지방분권화 등 각 분야의 산적한 해법으로 특화된 정책 개발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이들 모두가 시급히 해결돼야 하지만 이젠 뭐니뭐니 해도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것은 경제이다.

세계경제는 지금 자유무역의 거대한 흐름과 지역주의의 상반된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

강대국의 이기적인 압력으로 우리의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고, 지방의 경제는 갈수록 구렁텅이에 빠져들고 있으며 기업들과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고 아우성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 경제변수가 더욱 만만치 않은 환경이다.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위기, 유가불안, 시장개방 등의 국제적인 변수와 서민들의 신용파탄, 중국의 가파른 경쟁력 상승, 사상 최대의 청년실업, 금융시장의 불안 등 국내적인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를 지극히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 경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 대통령은 국가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성장엔진을 개발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것이 앞으로 5년간 이 나라를 이끌어갈 대통령이 할 최대 과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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