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훈 대전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주거사다리라는 용어는 안정적으로 주택 취득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인식되어왔다. 대한민국에서 주택이란 자산의 가치 중 최우선시되는 요소임과 동시에 삶의 필수 사항인 의식주 중 하나다. 다만, 주택이 자산증식의 수단이 되고 무분별한 투자와 투기가 반복되어오며 과열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

과열은 주택가격 상승을 불러왔고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은 현실적으로 자기자본을 통한 주택 취득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또한, 지역 간 주택가격의 편차가 큰 이유로 인해 수도권과 대도시에는 비아파트와 아파트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주택가격 안정화보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저리로 내세우며 전세계약을 부추겼으며 주택가액의 평준화보다 전세가격 상승을 가속화 시켰다.

주택가액 대비 동일 선상까지 높아진 전세가격에도 불구하고 왜 전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청년들은 1주택 보유자와 무주택자의 대출요건 차이가 크다는 답변을 한다.

비아파트 전세에서 아파트매매로 이어지는 주거사다리의 균열은 전세사기를 일으켰다. 왜 청년들은 전세사기를 당했는가. 그들은 향후 자가주택 취득을 위해 자연스럽게 비아파트 전세를 선택했다. 결혼 후 장만 또는 청약 당첨을 통한 취득요건을 갖추기 위해 무주택자 유지를 하고자 한 것이다. 보편적으로 통용되어 오던 방법이 범죄에 노출되게 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정부가 전세제도를 지속 유지할 명분이 사라지고 있다. 범죄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전세제도는 더는 사다리를 오르는 수단이 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월세는 높아지고 있고 더욱 자가주택 취득의 꿈은 멀어지고 있다. 무주택자와 1주택 보유자의 격차를 없애고 매매에서 매매로 이동하는 새로운 수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 신혼부부특별공급과 같이 무주택자에게 제공되었던 주택마련 대출상품들에 대해 추가로 매매에서 매매로 이동하는 1회에 대해서도 소급적용을 해주는 방안 등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비아파트 시장의 붕괴는 재난에 가깝다. 국민은 주거불안을 넘어 주거선택의 자유를 침해받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전세사기로 인해 전세 기피 현상이 커진 현실에서 정부는 아직도 전세 사기의 원인이 그간 방치되어온 전세제도의 미흡함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균열은 보수와 개선을 통해 다시 단단해질 수 있다. 하지만 붕괴해버린 구조물은 새로 계획하고 신설해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지금 전세제도에 발생한 균열이 보수와 개선을 통해 다시 단단하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아니면 이미 붕괴하여 버린 상태인지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업계 전문가 및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정책적 개선과 구조적 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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