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3 세종 빛 축제'가 막을 올린 지난 2일 밤 시민과 관람객들이 금강 이응다리 위에 설치된 빛 조형물을 관람하며 걷고 있다. 이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2023.12.3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3 세종 빛 축제'가 막을 올린 지난 2일 밤 시민과 관람객들이 금강 이응다리 위에 설치된 빛 조형물을 관람하며 걷고 있다. 이 축제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2023.12.3 [세종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빛으로 여는 세종의 하늘’을 주제로 열린 ‘2023 세종 빛 축제’가 부실한 프로그램과 운영 미숙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한 달간 일정으로 세종의 야경 명소인 이응다리를 중심으로 화려한 축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았는데 개막식부터 실망감을 안겨줬다. 애초 축제의 출발을 알리는 점등 퍼포먼스에 관광객 등 1446명이 일제히 엘이디(LED) 조명을 밝혀 축제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했지만 실제로 기대했던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해인 1446년과 이응다리 길이 1446m를 반영한다는 취지로 퍼포먼스를 펼쳤지만 미숙한 진행으로 참석자들에게 어리둥절함만을 줬다. 이어진 불새쇼 퍼포먼스와 레이저쇼도 시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해 온라인상을 통해 비둘기쇼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세종시청사 후면을 배경으로 프로젝터 6대를 활용해 한글 탄생과 우주 관측 기술을 표현했다는 미디어파사드 공연도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전체 축제 예산 중 많은 액수가 배정돼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정작 선을 보이자마자 부실한 콘텐츠와 시청사 건물 외벽이 울퉁불퉁해 연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거센 비판을 받았다. 급기야 최민호 세종시장이 4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파사드를 전면 중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시장은 "미디어파사드 공연이 킬러 콘텐츠가 없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 축제에는 더 이상 공연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면 중단 방침을 표명했다. 최 시장은 "올해 드러난 문제점을 검토, 분석하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참고해 내년에는 더욱 멋진 공연을 선사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빛 축제는 연말 전국적인 야간 관광명소로 많은 관람객을 유치하고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첫 시도였던 만큼 ‘실패없이 성공도 없다’는 말처럼 드러난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축제 기간이 남아 있어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개선하고 내년 두 번째 행사는 관람객의 눈과 귀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축제의 질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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