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2023 하나원큐 K리그2’ 4라운드 충남아산FC와의 경기에서 천안시티FC 미드필더 다미르(오른쪽)가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18일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 ‘2023 하나원큐 K리그2’ 4라운드 충남아산FC와의 경기에서 천안시티FC 미드필더 다미르(오른쪽)가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프로 신생팀인 천안시티FC가 시즌 초반 치른 4경기를 연달아 패하며 리그 꼴찌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4번째 아산과의 경기에선 수비 조직력이 안정을 찾으면서 조금씩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였다.

천안시티FC는 18일 오후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충남아산FC와 ‘2023 하나원큐 K리그2’ 4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는 후반 34분 강민규의 결승골이 터진 홈팀 아산의 1대 0 승리로 마무리됐다. 결국 천안은 시즌 1~4라운드 경기를 모두 지며 단독 꼴찌로 랭크됐다.

그럼에도 천안은 아산 원정에서 기존 경기들과 크게 달라진 면모를 보이며 남은 시즌에서의 발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즌 초 무너진 수비 조직력 차츰 안정세

무엇보다 수비 조직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천안은 첫 경기인 부산전에서 3골을 내주더니 김포전 4골에 이어 부천전에서도 3골을 실점했다. 부산전과 김포전에서는 경기 초반 실점하며 수비 조직력에 큰 구멍을 드러냈다. 부천과의 홈경기는 후반 10분까지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지만 이후 내리 3골을 내주며 급격하게 무너졌다.

절치부심하며 수비 보강에 주력한 천안은 아산 원정에서 후반 33분까지 실점하지 않았다. 비록 상대팀 공격수의 ‘원더골’로 1점을 내줬으나, 기세가 오른 상대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며 최소 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게다가 아산전의 실점은 핵심 수비수 2명이 부상으로 교체된 후에 나온 것이어서 아쉬움을 더했다.

다만 아직은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아산전에서도 나온 수비 진영에서의 크고 작은 실수는 실점으로 연결 가능한 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중원 핵심 다미르 팀에 적응하며 경기력 ‘UP’

천안시티FC는 올시즌을 앞두고 보스니아 출신의 미드필더 다미르 소브시치를 영입했다. 과거 수원에서 뛰었던 다미르가 팀의 중원을 확실하게 책임져 줄 것이란 기대에서였다.

그러나 다미르는 서류 정리 문제로 첫 경기에선 교체 멤버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시즌 2번째 경기인 김포 원정에서 처음 스타팅으로 출전한 다미르는 같은 팀원들과의 호흡이 원활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치러진 부천전과 아산전에서는 경기력이 한층 올라오며 활발한 움직임을 통한 킬 패스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아산 원정에 천안이 빌드업 과정에서 한층 수준 높아진 경기력을 선보인 배경에는 다미르가 있었다. 다미르가 향후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게 되면 천안도 경쟁력이 생길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더구나 천안은 대부분이 20대 초반인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K리그는 물론 유럽 무대에서 15년째 뛴 다미르를 통해 선수들이 경기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팬들도 많다.

◆구단주의 무한 신뢰, 박남열 감독도 “좋아지고 있다”

아산 원정에는 천안시티FC의 구단주인 박상돈 천안시장도 경기장을 찾았다. 박 시장은 경기를 앞두고 구단 관계자 및 축구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적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꼴찌해도 좋다. 늘 배우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를 구단주 입장에서 차단하고, 성장에 주력하라는 차원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경기 후에도 박 시장은 “이정도면 잘한 경기”라며 구단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박남열 감독의 표정도 나쁘지 않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비적인 면과 공수 전환 속도의 변화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이나 수비면에서 좋아진 것 같고 일단 마무리만 좀 더 잘 결정짓는 것과 수비에서 조금 세밀한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노력하면 더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반 4경기를 치른 천안시티FC는 열흘여의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 기간 조직력을 가다듬게 될 천안은 오는 30일 양주시민축구단과의 FA컵 2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프로 신생팀이자 리그 막내팀인 천안시티FC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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