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충남본부 기자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모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

거짓말도 되풀이하면 참처럼 여겨질 정도로 말은 강한 힘을 지녔다는 것이다. 최근 김태흠 충남지사가 꺼낸 ‘삽교역 아닌 내포역’ 발언은 이같은 구전(口傳)의 힘을 다시 생각케 한다.

김 지사는 27일 충남도 실·국·원장들에게 "충남도에서는 삽교역이라고 쓰지 말고 내포역이라고 말하겠다"고 지시했다

여기서 두 가지 명칭으로 거론된 역사는 2025년 말 완공 예정인 충남 예산군 삽교읍 소재 서해선 복선전철 역이다.

현재 같은 삽교읍 내 위치한 ‘장항선 삽교역’과는 완전히 다른 역으로, 신설 예정 역사는 내년부터 개통돼 충남 홍성~경기 화성 송산까지 달릴 서해선 전용이다.

앞으로 이 역을 내포역이라 부르겠다고 한 김 지사의 발언은 현재 대다수가 이 역을 삽교역이라는 이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역설한다.

실제 현재 허허벌판인 역사 부지에는 ‘서해선 복선전철 삽교역 신설’이라는 표지판이 세워 있다.

하지만 사실 2010년 국토교통부의 서해선 복선전철 기본계획에 예산 지역 역사가 최초 고시됐을 때 ‘삽교역’이라는 역명은 없었다고 한다. 이후 현재까지도 국가의 서해선 계획에 삽교역은 존재하지 않고, 삽교역은 장항선 정차역 하나뿐이다.

다수가 공식처럼 인식하는 ‘서해선 삽교역’은 역사가 삽교에 들어선다는 지리적 특성 탓에 입에서 입으로 퍼졌을 뿐 엄연히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삽교에 위치할 서해선 역사는 충남혁신도시인 내포신도시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관문으로 기능해야 할 필요가 크다.

홍성역이 장항선과 서해선이 교차하며 내포의 남쪽 관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삽교역이 아닌 내포역이 옳다는 김 지사의 발언 취지는 내포의 확장과 발전 관점에서 타당해 보인다.

다만 내포는 예산군과 홍성군의 일부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내포역의 의미에 ‘협치’ 또한 담아야 마땅하다.

삽교역이라고 굳어 있는 다수의 인식을 내포역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양 군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똑같이 서해선이 정차하지만 홍성역에는 충남혁신도시, 내포의 이미지가 투영돼 있지 않아 홍성의 반발을 어떻게 봉합할지가 관건이다.

내포역이 지역 갈등의 불씨가 아닌, 협력과 충남혁신도시 발전의 상징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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