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영 한서대학교 항공융합학부 교수

설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내국인들이 많다는 뉴스를 접하며 민속 명절을 지내는 세태의 변화를 실감하게 된다. 코로나로 한동안 조용했던 공항이 다시 활기를 찾고 오히려 혼잡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았지만 녹록지 않은 국내외 경제 상황으로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항공편을 통해 해외여행을 하려면 국제여객공항이용료(1만7000원)와 출국납부금(관광개발진흥기금 1만원, 국제질병퇴치기금 1000원)을 항공운임에 포함해서 납부해야 한다. 인천공항 개항 초에는 항공운임과 공항이용료, 출국납부금을 따로 납부해야 해서 공항 내 은행창구 등에서 공항이용료와 출국납부금 티켓을 구매해 제출했고 이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출국하는 한 재일동포가 국적은 대한민국이지만 사실상 외국인이라며 내국인에게 부과하는 출국납부금을 납부할 수 없다고 거세게 항의한 일이 있었다. 필자는 현장에 나가 사정을 듣고 주장은 이해되지만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하기에 일단 납부 후 개선을 설득했으나 막무가내였고 결국 출국을 못했다. 야간이라 대중교통이 끊겨 당직자가 공항 터미널 내 숙박과 익일 항공편을 제공하기로 해 소동은 일단락됐다. 이튿날 당직자는 전날 야간에 발생한 사건을 서비스와 융통성이 부족한 담당자의 미숙한 일처리로 여행객이 출국을 못하고 불편을 겪었는데 당직자가 문제를 해결했다고 사장에게 보고했다.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사장은 오히려 당직자를 질책하고 서비스라고 해서 법과 원칙을 어기는 경우까지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며 원칙을 지킨 담당자의 고객 응대를 칭찬했다. 이후 미흡한 제도는 개선됐고 현재는 모든 내외국인 출국객이 항공운임에 포함해 납부하는 제도로 변경됐다.

최근 서비스 산업은 디지털 기술 혁신과 더불어 전체 산업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상에서도 그 역할과 범위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며 타 산업과의 경계도 모호해지는 추세다. 이미 다수의 학자와 학술단체에서 정의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고객의 문제해결로 보는 것이 서비스 개인화 현상을 반영하는 시대 상황적 정의로 생각한다. 이는 디지털 기술로 고객의 정확한 취향을 분석하고 서비스의 효율적 제공이 가능하기에 서비스 개인화가 더욱 촉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예로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아마존은 매출 35% 이상을 고객의 취향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달성한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인천공항 사례를 통해 서비스를 다시 생각해 본다.

첫째, 서비스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자칫 고객 만족을 위해 원칙을 훼손한다면 조직 안팎에 부정적인 영향이 장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특히 요즘 기업경영의 화두인 ESG경영과도 배치된다. 둘째, 서비스 제도는 단순해야 한다.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절차의 통합 등 서비스 표준화를 실현할 수 있겠지만 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고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고 개별적 요구도 해결하는 서비스 개인화도 동시에 가능해야 한다. 셋째, 서비스 의사결정은 수평적이어야 한다. 의사결정 과정에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서비스 속성상 결과와 과정이 모두 중요하고 서비스 기업은 직원 만족 없이 성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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