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설계] 김영환 충북도지사
道 의료비 대납 후 환자 장기분할로 상환
‘의료비 후불제’ 전 세계 앞다퉈 배워갈 것
저렴하고 맛있는 ‘못난이 김치’ 공급 실시
레이크파크 전담팀 구성… 비전 발표 계획
2027하계셰계대학경기대회 문화제전 개최
충북 아름다움·성장 가능성 널리 알리겠다

▲ 김영환 충북도지사. 충북도 제공

[충청투데이 이민기 기자] 김영환 충북지사는 첫 일성(一聲)으로 "줄기차게 외쳐온 ‘개혁’의 고삐를 더욱 당겨 도민 여러분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사는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속에 ‘개혁과 변화’를 거듭 말했고 아이디어도 번뜩였다. 특히 ‘시야’(視野)는 2023년 한해를 꿰뚫고 있는 원대한 설계도처럼 느껴졌다.

대담·정리=이민기 충북본사 편집국 부장

-도민 여러분에게 계묘년(癸卯年) 새해 인사부터 해달라.

"도지사로 취임하면서 도청 정문에 ‘마주보는 당신을 섬기겠습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었다. 가장 낮은 곳에서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정치, 좋은 행정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 가정마다 행복이 가득하길 바란다. 앞으로 충북에서 시작된 놀라운 변화가 대한민국을 바꾸고 세계를 바꾸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개혁은 결코 김영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 그리고 적극적인 참여를 정중히 부탁한다."

-지난해 7월 1일 취임 이후 ‘차 없는 도청사’ 등 혁신을 강조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나.

"저부터 기득권을 내려놨다는 말부터 하겠다. 관사를 반납했고 26평 집무실을 6평으로 축소했다. 휴대전화 번호를 모두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개혁의 불을 당기는 반향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차 없는 도청’을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2주간 시범운영했는데 향후 충북도청을 중심으로 주변의 크고 작은 아름다운 공원들을 하나로 잇는 원도심 재생사업을 추진하겠다. 뉴욕의 센트럴파크에 버금가는 문화와 자연이 살아 숨쉬는 창조적 공간으로 디자인해 도민 모두가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혁신의 강도를 더욱 높여 끊임없이 도전하고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명품도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

-수도권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했던 입장에서 볼 때 충북의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50여년 만에 충북으로 돌아와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점에 먼저 감사하고 있다. 목표는 아주 분명하다. 충청북도를 변화시켜 대한민국을 개혁하겠다. 다른 생각할 시간이 없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모든 시간을 오로지 충청북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깊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실행하는데 집중하겠다. 한가지 덧붙이면 중앙 정치무대에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과 지식, 인맥 모두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충북도정의 모든 분야에서 빛을 발휘하고 있고 앞으로 더 강렬한 빛을 나타낼 것이다."

-2023년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다른 지자체와 다른 차별화된 충북만의 콘셉트 정책이 필요하다. 새해부터 세계 최초로 진료를 먼저 받고 의료비를 나중에 지불하는 ‘의료비 후불제’를 실시한다. 도내 거주 만65세 이상 노년층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보훈대상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자기부담액이 큰 임플란트, 무릎·고관절 인공관절 수술, 척추, 심·뇌혈관 수술이나 시술을 받으면 도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의료비를 대납해주고 환자는 장기 분할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충북에서 탄생한 의료비 후불제도를 대한민국 모든 지자체와 전 세계가 앞다퉈 찾아와 배워가는 날이 곧 올 것이라 확신한다."

-‘못난이 김치’ 사업도 추진하고 있는데.

"장돌뱅이 도지사가 되겠다. 충북에 돈을 벌어주고, 도민을 부자로 만들어 주는 일에 앞장서겠다. 지난 가을 농촌 밭에는 판로를 못 찾은 배추가 수확도 못한 채 갈아엎게 될 위기에 처한 것을 보고 농민들의 구슬땀과 노력의 결실이 헛되이 버려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판로 미확보 농산물 재배농가와 김치제조업체를 연결해 저렴하고 맛있는 ‘못난이 김치’ 생산·공급을 시작했다. 못난이 김치가 쇄빙선이 돼 개척한 길을 못난이 감자, 못난이 고구마, 못난이 사과 등 다양한 못난이 농산물 사업이 뒤따를 것이다."

-충북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인가.

"할 말이 많다. 내륙지역인 충북에 씌워진 불합리한 규제 등으로 인해 여러가지 결핍과 난관의 극복이 시급히 해결돼야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과의 교류를 위해 부산, 울산, 포항 등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시대, 중국 수교로 시작된 인천, 평택, 당진 중심의 서해안시대를 거치며 고속 성장을 했다. 반면 중부내륙 지역은 각종 성장혜택에서 소외되며 심각한 지역간 경제 격차 등 국토의 불균형을 초래했다. 오히려 충북은 수도권·충청권 주민의 식수와 산업용수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충주댐·대청댐 등 다목적댐과 백두대간 보호지역, 국립공원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각종 개발 제한 등 과도한 규제와 지속적인 희생만을 강요 받고 있다. 바다가 없는 중부내륙지역이 겪고 있는 규제를 풀거나, 변화시켜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근본적인 입법이 필요하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의 국회 제정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나.

"정우택 국회부의장의 대표발의를 통해 특별법 제정이라는 첫 단추를 끼운 상황인데 법안의 최종 통과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특히 도민여러분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회 심의 등의 절차를 진행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도민 여러분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지, 그리고 성원이 특별법 제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새해 레이크파크 르네상스 사업의 진행이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 궁금하다.

"미래성장추진단 내에 레이크파크 전담팀을 구성하고 도내 호수·산림자원 조사 등 충북도에 대한 제반여건을 분석하고, 도·시군 발굴 사업에 대한 1차 검토를 마쳤다.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를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 사업을 포함해 구체적인 비전을 4월 청남대 개방 20주년 기념행사와 연계해 발표할 계획이다."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현실화를 위해선 우선 대청호 상수원보호구역 내 청남대 구역의 해제 또는 부분해제가 필요해 보인다.

"이 상태로는 충북이 대한민국의 스위스가 될 수 없다. 규제 해소 여부가 곧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충북 레이크파크 르네상스의 궁극적 가치는 환경 훼손이 아니라 환경 보호라는 점을 분명히 말한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 규제완화를 이끌어 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특히 오염물질이 상수원에 유입되지 않는 청남대 일원(5㎢)에 대한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지속 건의하겠다."

-지난해 충북도는 청주시와 출산·육아수당 분담률 갈등을 빚었다. 해법은 무엇인가.

"저출산과 인구감소란 화두는 일부 시·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도 전체와 국가가 처한 심각한 일이다. 물론 출산·육아수당만으로 출생률이 오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출산·육아수당은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지원이라고 생각한다. 충북도민 모두가 출산·육아수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청주시를 설득해 충북 전역에서 시행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2027 세계대학경기대회(옛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충청권이 공동유치했다. 세계 속에 충북이 알려야 할 점은 무엇인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충청의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충청북도는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를 K-컬처와 접목한 문화제전으로 개최해 세계 젊은이들의 기억에 영원히 남을 만한 이벤트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757개의 호수와 저수지, 웅장한 백두대간이 하나로 이어진 레이크파크를 통해 충북의 아름다움과 성장가능성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

-정부로부터 홀대를 받고도 제대로 항의하지 못한 충북을 빗대 ‘숙맥’이라는 표현을 썼다. 충북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하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고통을 감내해 온 충북도민의 순수함과 선량함을 보면서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을 ‘숙맥 같이 살아왔다’고 표현했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충북도정이 조용함과 안일함을 추구하며 권리를 잃어버렸다면, 이제부터는 과감한 사고의 혁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제가 그 개혁과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

-못다한 얘기가 있나.

"출생률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 의료사각지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농촌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청년창업을 어떻게 성공시킬 것인가, 저발전지역인 내륙을 어떻게 살려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이룰 것인가 등 그동안 국가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충북이 앞장서 고민하고 개혁해 나가고 있는 과정이다. 우리 지역을 살리고, 충청권을 살리고, 내륙지역을 살리고, 대한민국을 살리겠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기대한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