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운영하는 허베이조합
4년 전 기금 2024억원 수취
내부 갈등 탓 사업 추진 못해
집행 보상금 전체의 8% 불과
이사장, 조합임원 사퇴 등 촉구

사진은 당시 사고 뒤 태안 유류 사고 극복 자원 봉사 모습. 2022.11.26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은 당시 사고 뒤 태안 유류 사고 극복 자원 봉사 모습. 2022.11.26 [문화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나운규 기자] 국내 최대 해양사고로 기록된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가 7일로 정확히 15년째를 맞는 가운데 2000억원 규모의 보상금을 운영하고 있는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허베이조합)의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조합 내부 갈등으로 피해 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보상금이 제대로 쓰이지도 못한 채 잠자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갈등 봉합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국응복 허베이조합 이사장은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 임원 전원 사퇴와 조합 분할을 촉구했다.

국 이사장은 "2018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2024억 원의 기금 수취 이후 지난 4년간 이렇다 할 사업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 분쟁만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어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조합 정상화를 위해 각고의 어려움을 헤치며 바른 길을 걸어 왔지만, 이를 거부하는 일부 몇몇 임원진들이 사실과 맞지 않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여러 건의 제소를 하고 있어 조합이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베이조합은 피해지역인 태안(기금 기준 74%. 소숫점 이하 반올림), 서산(17%), 서천(6%), 당진(3%)에 총 4개의 지부를 두고 있는데, 일부 지부가 조합 운영을 방해하고 있어 사업을 추진조차 할 수 없다는 게 국 이사장의 설명이다.

국 이사장은 그러면서 조합 정상화를 위해 △본인을 포함한 모든 임원의 사퇴 △조합 정상화를 위한 관리·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의 인력 파견 △조합 내 4개 지부의 분할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국 이사장은 "현재 수사기관이 조합과 4개 지부에서 운영된 사업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허베이조합 내부 갈등으로 지난 4년여 간 제대로된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면서 피해 주민에게 돌아가야 할 2000억원이 넘는 보상금이 쓰이지도 못한 채 은행 금고에서 잠자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 허베이조합 기금 중 사업 등으로 집행된 보상금은 전체 보상금의 약 8% 수준에 불과하다.

한편 2007년 12월 7일 발생한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는 삼성중공업 소속 크레인선과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가 충돌하면서 1만 2547㎘의 기름이 태안 앞바다에 유출된 국내 최대 해양사고로, 충남 서해안 생태계와 지역경제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으며, 당시 123만명의 자원봉사자 참여로 역경을 극복하는 ‘태안의 기적’을 만들어 내면서 ‘유네스코(UNESCO) 세계기록유산 지역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